일출을 보러 꼭 멀리 나갈 필요는 없다. 아파트와 고층 건물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은 ‘도심 해맞이족’들만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용왕산에서 찍은 일출 장면. 사진 제공 양천구
매년 12월 31일이면 정동진이나 경포대로 향하는 해맞이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결국 꽉 막힌 도로에서 뜨는 해를 바라보는 ‘허무한’ 경험을 한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꼭 멀리 가라는 법은 없다. 태양은 어디서나 떠오른다.
일출 감상과 함께 새해 소망을 빌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여행까진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서울 시내 해맞이 명소를 소개한다. 경인년 새해 서울 지역의 일출 시간은 오전 7시 46분경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광진구 아차산은 매년 새해 아침마다 4만 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곳.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15분 정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어 매년 인기를 더하고 있다. 해맞이 광장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2.6km에 달린 청사초롱 300개가 어두컴컴한 새벽녘 인파의 발길을 비춘다. 청사초롱을 따라 걷는 길엔 ‘운수대통 발도장 찍기’ ‘새해희망 소원지 나무 적기’ 등 기념 이벤트가 연이어 펼쳐져 지루할 틈이 없다.
예부터 서울의 진산(鎭山)으로 불리며 신성시되어 온 강북구 삼각산 시단봉에서는 오전 7시부터 축시 낭송과 만세합창, 축가 등으로 이어지는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삼각산은 백두산과 금강산, 묘향산, 지리산과 함께 국내 대표 명산인 오악(五嶽) 중 하나다.
조선시대 호랑이가 뛰어놀았다는 종로구 인왕산에서도 호랑이의 해를 기념한 해맞이 주민행사가 오전 7시부터 진행된다. 전통제례의식에 따른 ‘인왕산제’와 사물놀이, 풍물패 행진 등이 펼쳐진다. 서초구 청계산 원터약수터에서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사랑의 음식장터’가 열린다. 양천구 용왕산에서는 주민들이 작성한 새해 기원문을 하늘 높이 날려 보내는 ‘소망 기원문 띄우기’ 행사가 열린다.
경기 고양시는 오전 5시부터 행주산성 일원에서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새해 해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구리시는 오전 7시부터 망우산 팔각정에서, 의왕시는 오전 8시부터 모락산 정상에서 각각 일출 행사를 연다.
꼭 산에 올라야 일출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가면 한강과 남산, 일출을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다. 추운 날씨에 산을 오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해맞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올해 초에도 시민 3만여 명이 찾았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로 인기몰이 중인 ‘북서울 꿈의 숲’도 떠오르는 명소다. 특히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140m 높이 전망대에 오르면 서울 강북 도심이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한눈에 들어온다. 꿈의 숲 아트센터는 27일까지 홈페이지(www.dfac.or.kr)에 신청하는 시민 중 100명을 뽑아 해돋이 관람 후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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