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박부장’ 도박친구 수사청탁에 검찰수사관 1억대 수뢰 혐의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9일 03시 00분


회삿돈 1898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 중인 전 동아건설 자금관리 부장 박상두 씨(48)의 도박친구로부터 청탁을 받고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현직 검찰 수사관이 구속됐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민영선)는 28일 박 씨의 도박친구 김모 씨(42·구속)로부터 “박 씨가 바둑이 사기도박으로 50억 원을 날렸다”며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 수사관 윤모 씨(39)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1월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서 수사관으로 있던 윤 씨는 김 씨에게 사기도박 사건 제보를 받고 내사에 들어갔다. 윤 씨는 김 씨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처지인 점을 이용해 차용금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했다. 1월 청탁을 받자마자 200만 원을 받고, 6월에는 친구 부인의 계좌로 5000만 원을 송금받는 등 윤 씨는 8차례에 걸쳐 1억64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씨는 사기도박 사건 수사 도중에도 강원랜드 카지노에 들러 게임비 명목 등으로 김 씨에게 뇌물을 받는 등 수시로 김 씨로부터 접대와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돈세탁이 돼 나온 자금을 추적하다가 이 돈의 일부가 윤 씨에게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윤 씨를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윤 씨에게 준 돈이 박 전 부장의 횡령금에서 나왔을 소지가 있다”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