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눈… 눈만큼 쌓이는 ‘눈 스트레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5일 03시 00분


출퇴근 대란… 낙상 걱정
설렘이 어느새 짜증으로

“눈 내리는 하늘이 마냥 예쁘고 좋았는데…. 이젠 지겹습니다.”

연말부터 내리던 눈이 4일 새해 첫 출근길에는 기록적인 폭설로 변하자 시민들은 “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27일 예기치 않게 2.6cm의 눈이 내릴 때만 해도 ‘눈을 보니 기분 좋다’ ‘스키장에 놀러간다’는 등 눈이 오는 날씨를 즐기던 분위기가 계속된 폭설로 일상생활이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대학생 이은영 씨(24·여)는 4일 오전 학원에 가려고 지하철 1호선 역곡역으로 갔지만 사람이 너무 몰려 50분 만에야 전동차를 탈 수 있었다. 이 씨는 “전동차 안이 콩나물시루가 돼 원하는 역에서 내리지 못하자 여기저기서 괴성이 터져 나왔다”며 “이제 눈이 그만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선영 씨(28·여)는 “날씨가 추워 차를 가지고 나왔다가 길이 미끄러워 다시 집에 가서 두고 나왔다”며 “눈 때문에 계속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출근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특히 버스, 택시 운전사나 노인들은 더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버스 운전사 박종재 씨(48)는 “눈이 계속 오니 사고가 날까 봐 매일 아침 걱정된다”고 밝혔다. 최근 일주일 동안 집에서만 지낸 라은분 씨(75·여)는 “길이 얼어 낙상할까 봐 시장에도 못 갔다”며 “집 안에만 있다 보니 답답하고 매일 먹던 반찬만 먹어 지겹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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