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철에 ‘족집게 예보’로 칭찬을 받았던 기상청이 겨울 눈 예보는 잇달아 빗나가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6cm가량의 눈이 내린 지난해 12월 27일에는 눈이 시작되기 불과 두어 시간 전까지도 눈 예보를 하지 못해 비난을 받은 데다 4일에는 25.8cm라는 기록적인 폭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
기상청은 최근 눈이 자주 오는 것은 시베리아 지방에 내린 눈과 엘니뇨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륙성고기압은 보통 3, 4일 정도 한반도에 영향을 줘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을 보이지만 최근에는 2주 이상 머물면서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정준석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시베리아에 내린 눈 때문에 발달한 찬 대륙성고기압이 엘니뇨 때문에 생긴 따뜻한 공기와 자주 만나면서 눈구름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눈이 얼마나 쌓일지는 예측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서명석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눈구름이 예상보다 조금만 늦게 이동해도 10∼20cm의 눈이 금방 쌓이기 때문에 정확한 적설량 예측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재규 강릉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도 “현재 개발된 컴퓨터로는 변수가 많은 적설량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베이징(北京)에도 3일 하루 최고 10cm의 눈이 내리는 등 1∼3일 지역별로 10∼20cm의 눈이 내려 1951년 1월 기상 관측 이래 5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고 환추(環球)시보는 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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