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강원 철원군 아침 기온이 영하 26.8도까지 떨어지면서 갈말읍의 한 주류창고에 보관하던 맥주가 얼어붙어 뚜껑이 터지고
흘러내린 맥주마저 얼어붙었다. 이날 철원군의 아침 기온은 2001년 1월 중순 이후 전국 관측지점에서 기록된 기온 가운데 가장
낮았다. 철원=전영한 기자
노인들 고혈압 뇌졸중 조심 천식환자 외출땐 마스크 넘어질땐 되도록 앞쪽으로
6일 강원 철원 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26.8도, 서울은 영하 13.3도까지 내려가는 등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쳤다. 7일에도 서울 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지는 등 동장군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 9년 만의 추위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전국에서 가장 추웠던 곳은 철원으로 2001년 1월 17일 이후 전국 관측지점에서 기록된 기온 중 가장 낮았다. 당시 가장 추웠던 곳도 철원으로 영하 26.9도였다. 임장호 기상청 주무관은 “철원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88년 이후 1월 상순 기온으로는 역대 최저”라고 설명했다. 철원 외에도 문산, 제천이 영하 25.9도, 대관령 영하 22.3도, 춘천 영하 19.9도, 수원 영하 18.6도 등 수도권과 강원 지방 대부분의 수은주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졌다.
기상청은 7일에는 전국이 영하 23도∼영하 4도로 6일보다 더 추울 것으로 내다봤다. 추위는 주말경 서울 최고기온이 영하 1도까지 오르는 등 약간 누그러지겠으나 다음 주 중반부터 다시 맹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보됐다.
○ 낙상… 동파… 사고 잇달아
사상 최대 폭설에 한파가 겹치면서 각종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수도권 전철은 이날 48편의 열차가 10분가량 늦게 운행되거나 아예 취소됐다. 수도관 동파 사고도 잇달았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집계한 결과 오후 4시 현재 250여 건을 접수해 계량기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5일 127건보다 갑절가량 늘어난 수치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수도계량기통에 찬바람에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하고, 수도꼭지를 조금 열어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광주에서는 강추위로 남구 월산동 주택가 변압기 코일이 파손되면서 0시 20분경부터 정전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민 300명이 난방기를 쓰지 못해 5시간 동안 추위에 떨었다. 한전 관계자는 “눈이 많이 쌓인 탓에 복구차량이 사고 현장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복구 작업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얼어붙은 눈에 미끄러져 다치는 사람도 속출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서병원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한두 명의 낙상환자가 진료를 받았지만 4일 이후 15명이 길에서 넘어져 병원을 찾았다. 이 중 7명은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중상이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 건강관리 유의해야
추워지면 관절 주위의 근육, 인대가 경직된다. 이때 갑자기 넘어지면 관절과 인대에 손상을 입거나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정진원 바로병원 원장은 “넘어질 경우에는 허벅지 바깥쪽부터 바닥에 닿도록 하고 앞쪽으로 넘어지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힐은 밑창이 마찰력 없는 재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손은 주머니에 넣지 않고, 보폭을 줄여 종종걸음으로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노인들은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뇌중풍(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크다. 갑자기 어지럽다면 뇌중풍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천식을 앓는 아이들은 찬 공기가 기관지를 수축시키기 때문에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만 기침한다고 감기약만 먹여서는 안 된다. 외출 시에는 꼭 마스크를 쓰고, 집안 환기를 자주 시켜 준다. 가습기를 틀어 실내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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