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 화재 소송’ 누가 뜨거운 맛 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8일 03시 00분


경기도-KT&G 내주 첫 변론

담뱃불 화재를 둘러싼 경기도와 KT&G 간 법정공방이 다음 주 첫 변론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경기도는 특히 이번 소송과 별도로 담뱃불 화재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들의 개별 소송을 지원키로 하는 등 ‘전선(戰線)’ 확대도 추진 중이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담뱃불 화재로 인한 소방재정 손실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이 15일 오후 2시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지난해 1월 13일 도가 KT&G를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지 1년 만이다.

도는 “2008년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1만784건 중 1291건(11.9%)이 담뱃불 때문에 발생해 16억4000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며 “2005년부터 4년간 담뱃불 화재로 인한 재정손실 규모가 1176억 원으로 추정될 정도로 담배 제조사의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3차례에 걸친 변론준비기일에서 원고(경기도) 측은 “KT&G가 화재안전담배를 만들 수 있는데도 국내에 유통시키지 않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담뱃불 화재는 안전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제조물 결함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KT&G) 측은 “방재비용은 국가 공공경비로, 민사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설령 담뱃불 화재를 인정하더라도 흡연자가 전적으로 책임질 일”이라고 반박했다.

사상 초유의 담뱃불 화재 소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15일 첫 변론에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직접 법정에 나온다. 김 지사는 이날 원고 대표로 출석해 소송 제기 이유와 공익성 등에 대해 진술할 예정이다.

소송 대리인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원고(경기도) 측은 해인법률사무소 대표인 배금자 변호사가 맡았다. 여기에 공익소송 차원에서 법무법인 로고스가 동참했다. 도 고문 변호사 7명도 합류했다. 반면 KT&G 측 변론은 법무법인 세종이 맡는다. 배 변호사와 세종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폐암 환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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