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국내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경기 포천시의 한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 의심 보고를 접수하고 정밀조사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7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2000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구제역이 발생했었다.
농식품부 이창범 축산정책관은 “정기 점검을 하려고 방문한 수의사가 2일 젖소에게 물집이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다고 신고해 즉시 검사했지만 음성 반응을 보였다”며 “6일 다시 검사한 결과 의심 증상을 보이는 젖소 11마리 중 6마리에게서 구제역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km 이내 지역을 위험지역으로 설정하고 이동제한과 소독 등 긴급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구제역이 발생한 원인은 정밀 역학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 감염 젖소가 발견된 농장에선 젖소 185마리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이날 중앙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해당 농장을 포함해 반경 500m 이내의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 소 돼지 사슴 등 2000여 마리를 도살하기 시작했다. 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모든 가축에 대한 임상관찰 및 소독 등 긴급 방역 작업에 착수했다.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농가가 입을 타격도 염려된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이 부여한 ‘구제역 청정국’ 지위가 자동 상실되면서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해외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에 걸린 소나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해도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소비해도 된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구제역:: 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偶蹄類)에서만 발생하는 가축전염병. 구제역에 감염되면 입 혀 발굽 등에 물집이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치사율은 동물의 연령에 따라 최고 55%까지. 사람에겐 전염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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