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양파는 요리재료? 내겐 인테리어 재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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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2일 0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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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창조기업 아이디어 사업’ 선정 경북 청도군 신정옥 주부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두해살이 풀.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이며 원기 회복과 소화를 돕고 혈당을 낮추는 건강식.’ 양파에 대한 백과사전 설명의 일부이다. 양파를 재료로 하는 요리는 양파김치와 장아찌, 샌드위치, 튀김, 피자, 계란말이 등 수천 가지나 된다. 하지만 이제 양파는 음식 재료나 양념 외에 뛰어난 인테리어용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 껍질 말리고 색깔 넣어 화려한 변신

8일 경북 청도군 이서면의 한 농가에서 주부 신정옥 씨(50·대구 중구 동인동)는 양파를 비롯해 옥수수껍질과 꽃 등을 말려서 천연염색한 재료로 실내장식용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었다. 작업실 주변에는 신 씨가 이 같은 재료를 이용해 제작한 가구와 유리 칸막이, 전등갓, 거울, 액자 등이 가득했다. 전등을 켜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무늬가 방 안 분위기를 바꿨다. 무늬의 주재료는 양파껍질이었다.

“수년 전 일월도(日月圖·해와 달을 주제로 조선시대에 널리 그렸던 민화풍 그림)를 꽃으로 표현해보다 그 속의 파도 모양을 표현할 재료가 마땅하지 않았어요. 우연히 양파를 썰다가 양파의 곡선이 파도의 넘실거림을 잘 보여줄 것 같아 말린 뒤 색깔을 넣어 붙였더니 정말 자연스럽더라고요.”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하고 17년 동안 플로리스트(꽃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는 전문가)로 활동하는 그는 압화(꽃을 눌러 여러 가지 모양을 내는 것) 실력을 양파와 옥수수껍질로 확장했다. 수년 동안 연구와 실험을 반복한 결과 특히 양파껍질이 독특한 느낌을 주는 재료라는 결론을 얻었다.

플로리스트인 신정옥 씨가 경북 청도의 작업장에서 양파껍질을 말려 쳔연염색한 인테리어 재료를 보여주고 있다. 이권효 기자
플로리스트인 신정옥 씨가 경북 청도의 작업장에서 양파껍질을 말려 쳔연염색한 인테리어 재료를 보여주고 있다. 이권효 기자
○ 가구-액자등 무늬로 활용

청도에 있는 그의 작업장 식탁 위에는 양파껍질로 수놓은 유리판이 놓여 있다. 알려주지 않으면 이게 과연 양파껍질의 ‘화려한 변신’인지 알기 어렵다. 그는 이 기술로 2007년 특허를 받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대구경북여성과학기술인회가 주는 ‘신진여성과학기술상’을 받았다. 그는 “그동안 충분히 검증한 만큼 올해부터 사업화를 할 계획”이라며 “거의 버리는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어서 활성화되면 농가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되고 새로운 건축재료 등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올해부터 사업화… 소득증대 기대

경북테크노파크는 신 씨처럼 아이디어가 좋고 새로운 사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지난해 말 ‘1인 창조기업 아이디어 사업’으로 선정했다. 공모에 참여한 50여 개 아이디어 가운데 신 씨의 것을 비롯해 ‘실내공기 정화식물 대량식재용 화분’, ‘전통누룩을 활용한 화장품’, ‘장 담그기 체험’ 등 10건이 선정됐다. 이들 아이디어에는 사업화를 위한 종잣돈 500만 원씩을 지원했다. 경북테크노파크 문영백 정책사업팀장은 “현재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한 곳 중에는 이처럼 개인의 아이디어에서 싹을 틔운 것이 적지 않다”며 “이번에 선정된 아이디어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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