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명 최근 입국… 사법처리 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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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말 베이징 한국대사관 자료 훔쳐 도주

주중 한국공관에서 자료를 훔쳐 달아났던 탈북자 2명이 최근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법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2008년 말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 탈북자 보호시설에 머물다 영사부 사무실에 몰래 침입해 이동식 컴퓨터 저장장치인 USB에 자료를 저장한 뒤 달아난 탈북자 2명이 최근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당시 조속한 한국행을 요구하면서 훔친 자료로 대사관을 협박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출국허가를 내주지 않아 1년 안팎 보호시설에 머무르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외교부는 이들로부터 훔친 자료를 회수하고 담당 직원을 전보하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이들은 중국 동북지방으로 도주했다고만 알려졌을 뿐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 이들의 행방이 다시 한국 측에 포착됐다. 미국 외교당국에서 이들이 태국에서 주태국 미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신원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는 한 한국단체의 도움을 받아 태국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도 처벌을 우려해 한국행을 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측은 미국 측에 망명을 허가하지 말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결국 망명은 무산됐다. 한 소식통은 “이들은 범법자이기 때문에 망명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태국의 이민보호국에 수용돼 있다가 결국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1명은 북한 특수부대 출신으로 이번 사건 말고도 주중 한국공관 보호시설에 머물다 탈주한 적이 한 번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현재 사법당국에 이들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중 한국공관 보호시설에 있는 탈북자 가운데 5, 6명이 지난해 말 한국으로 입국했다. 중국 정부가 1년여 만에 출국을 허가해 한국행이 이뤄졌다. 보호시설에는 현재 탈북자 수십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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