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폐지모아 큰사랑’ 베푼 70대 노부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4일 03시 00분


경남 진해 김영권옹부부, 2007년 12월 이어 올해 또 이웃돕기성금 1000만원

경남 진해시 경화동 김영권(오른쪽), 배추선 씨 부부가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 앞에 서 있다. 이웃들도 폐지 수집에 동참하는 등 ‘사랑나눔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 진해시
경남 진해시 경화동 김영권(오른쪽), 배추선 씨 부부가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 앞에 서 있다. 이웃들도 폐지 수집에 동참하는 등 ‘사랑나눔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 진해시
70대 노부부가 폐지와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2000만 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잇따라 내놨다. 주인공은 경남 진해시 경화동 김영권 할아버지(78)와 배추선 할머니(73). 이 부부는 그동안 푼푼이 모아 저축해 둔 1000만 원을 최근 한 방송사에 기탁했다. 이 부부는 2007년 12월에도 1000만 원을 성금으로 냈다.

진해시 주민생활과 박복남 서비스연계담당은 13일 “김 씨 부부가 십수 년간 매일 집 주변에서 각종 재활용품과 종이 박스 등을 모아 어렵게 장만한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경화동 일대에서는 주민들이 스스로 폐지와 재활용품을 모아 전달하는 등 ‘나눔 실천’이 확산되고 있다. 김 씨 부부가 사는 작은 주택 앞에 폐지 등이 수북이 쌓이면 업체에서 주기적으로 회수해간다.

김 씨는 “군무원으로 일하다 20년 전 퇴직한 뒤 건강관리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이제 ‘생활’이 됐다”며 “자랑거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에게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 3남 1녀를 둔 부부는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김 씨는 귀가 약간 어둡지만 건강은 비교적 좋은 편.

경화동사무소 관계자는 “1000만 원씩 2차례 기탁한 것 외에도 김 씨 부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쉼 없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며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멋쟁이 부부”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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