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높이를 처음으로 측정하고 만장굴을 최초 답사한 사람은 누구일까. 제주의 가치를 찾아낸 인물을 한데 모은 책자가 나왔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소장 유철인)와 공동으로 제주의 숨은 가치를 발굴한 인물을 소개하는 ‘화산섬 제주세계자연유산, 그 가치를 빛낸 선각자들’이란 책자를 13일 발간했다. 293쪽 분량에 선각자 7명의 활동 내용을 비롯해 세계자연유산 등재 지역 주민과 산악인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독일인 지그프리트 겐테(1870∼1904년)는 1901년 6월 한라산 정상 높이(1950m), 분화구 크기 등을 처음으로 측량했다. 제주 출신 부종휴(1926∼1980년)는 교사 재직 시절인 1946∼1947년 만장굴(천연기념물 제98호), 1969년 빌레못동굴(천연기념물 제342호) 등을 처음으로 발견, 탐사했다. ‘나비 박사’로 유명한 석주명(1908∼1950년)은 ‘제주도 방언’을 비롯해 ‘제주도 곤충상’, ‘제주도의 자연과 인문’, ‘제주도 자료집’ 등 제주 관련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제주를 연구하는 기초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라산을 1000번 이상 오른 김종철(1927∼1995년)은 제주 전역에 있는 오름(작은 화산체) 330여 곳의 특징과 위치, 등산로, 이름 유래 등을 담은 책자를 펴내는 등 오름 연구와 탐사 선구자. 영국인 어니스트 윌슨(1876∼1930년)은 한라산과 지리산의 특산식물인 구상나무를 신종(新種)으로 확인하고 ‘아비스 코리아나’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조선시대 임제(1549∼1587년)는 ‘남명소승(南溟小乘)’에서 한라산 등정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겼다. 오익철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장은 “도서관과 자연유산해설사 등에 배부해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홍보하고 교육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