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가두리 양식장 어민들이 텃새로 변한 왜가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리 어민들은 왜가리들이 가두리 양식장에서 우럭, 붉은 돔을 잡아먹는 것을 막기 위해 양식장 35곳에 촘촘한 그물덮개를 설치했다. 해안 소나무에 서식하는 왜가리 500마리의 공습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장경호 송곡리 어촌계장(55)은 “10년 전부터 왜가리가 해안가 소나무에 연중 서식하면서 가두리 양식장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다”며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외딴 섬인 송도 가두리 양식장 20곳도 왜가리 떼에게 피해를 보고 있다. 송도 옆 무인도에는 10년 전부터 왜가리 떼가 서식하고 있다. 강형두 송도어촌계장은 “왜가리가 텃새로 변하면서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름 철새인 왜가리가 겨울에도 동남아시아로 돌아가지 않고 남해안 텃새로 변했다. 남해안의 기후가 따뜻하고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가두리 양식장에 치어를 방류하는 5, 6월경 피해가 가장 크다고 하소연한다. 어민들은 왜가리 공습을 막기 위해 허수아비를 설치하거나 폭죽을 터뜨리고 사이렌을 울리는 등 대응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관계자는 “왜가리, 백로, 해오라기 등이 텃새로 변하면서 어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라도 청정 다도해 생태환경 홍보에 이용하는 등 어민들과 왜가리가 공존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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