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공무원-학생 1000여명 제자 배출
“중국산 저질 편견 안타까워... 교류 확대해야”
“니하오 라오쓰(안녕하세요. 선생님).” 충남 아산시 신창면 순천향대 후문 인근 경희아파트 주변. 그가 아파트를 나서면 알아보는 주민들이 적지 않고, 그 가운데에는 그에게 중국어로 인사를 하는 사람도 꽤 있다.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 부원장인 샤오샤(肖霞·36) 교수는 2008년 3월 아카데미의 문을 열었다. 공자아카데미는 중국 정부가 전 세계에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자비로 세운 기관. 그는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학생과 아산시청 공무원, 지역주민 등 1000여 명에게 중국어를 가르쳤다. 천안북일고와 월봉고 등 천안지역 고교에도 교사를 파견했다.
샤오 교수는 ‘아산의 중국대사’ 역할도 한다. 아산시교육청과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 시교육청이 지난해 8월 그의 주선으로 자매결연을 맺었다. 각각 관내 9개 초중고교도 교류를 약속했다. 그는 중국 유학생과 한국 주민이 섞여 사는 경희아파트의 주민자치위원이다. 중국 유학생과 주민이 서로 알아야 할 사항들을 쌍방향으로 번역해 전달한다. 유학생과 주민 안전을 위해 방범용 폐쇄회로(CC)TV 구입비용으로 5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방학 때마다 그가 실시하는 중국 문화탐방은 인기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자가 학교를 찾아갔을 때도 새벽 비행기편으로 탐방에서 막 돌아온 상태였다. “탐방 참가자들은 중국어를 배워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요. 새벽 비행기로 오가고 현지에서도 강행군하는데 전혀 불만이 없죠.”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는 국내에서 12번째, 세계에서 163번째로 문을 열었지만 질투를 받을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008년에 이어 지난해 세계 공자아카데미 총회에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선진 공자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샤오 교수는 중국의 톈진(天津)외국어대 한국어과 교수다. 우연히 접한 한국어지만 지금은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대학입학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점수에 맞추느라 연변대 조선어학과에 입학했지요. 당시만 해도 한국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죠. 하지만 배우기 시작하면서 푹 빠져버렸어요. 재학기간 내내 수석이었고 졸업도 수석으로 했죠.”
한국어의 의성어, 의태어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아기자기’, ‘아담하다’ 등의 어휘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아담한’ 자연과 아산의 ‘아기자기한’ 온천을 좋아하지만 생활하다 보면 속상한 일도 적지 않다. 2008년 5월 아산의 대형마트에서 겪은 일도 그중 하나.
“만두를 만들려고 밀가루를 사러 갔어요. 제품 가운데 하나를 집으려 하니 종업원이 ‘그건 중국산이어서 별로 안 좋다’며 한국산을 권했어요. 실제로 중국 제품은 최상품부터 최하품까지 다양해요. 최하품은 일부 한국 상인들이 가격을 낮춰서 들여오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중국산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해 안타까워요.”
샤오 교수는 “중국에는 한국인이 100만 명, 한국에는 중국인이 70만 명가량 사는 등 양국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가장 가깝고 밀접한 관계”라며 “한국도 중국인과 중국에 대한 편견을 탈피해야 거대한 중국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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