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5000에 도서관 전무… 20분씩 ‘원정’
옛 경제자유구역 홍보관 등 6곳 부지 마련키로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주부 김윤애 씨(42)는 주말이면 초등학교 3학년생인 아들과 함께 집에서 승용차로 20여 분 걸리는 연수구 연수3동 연수도서관을 찾는다. 아들이 유난히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모든 책을 사줄 수 없어 상당량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고 있기 때문. 그러나 1월 현재 인구 3만5000여 명이 살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에는 아직 도서관이 한 곳도 들어서지 않았다. 관공서 등을 활용한 그 흔한 ‘작은 도서관’도 없다. 김 씨는 “인천에서 가장 높은 고층 빌딩이 송도국제도시에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교육이나 문화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명색이 국제도시에 도서관이 없다는 사실은 창피하다”고 말했다.
도시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2020년경 인구 30만여 명이 살게 될 송도국제도시에 도서관이 한 곳도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계속되자 인천시가 용지 마련에 나섰다. 13일 시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에 도서관 6곳(9만1000m²)을 건립하기 위해 용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시가지 조성사업이 거의 마무리된 송도국제도시 2·4공구 내 해돋이, 새아침 공원에 각각 도서관을 만들기로 하고 터(2900m², 4100m²)를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새아침공원에 있는 옛 경제자유구역청 홍보관을 리모델링해 도서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6월까지 11억 원을 들여 지상 2층 규모(총건축면적 1000m²)의 홍보관을 도서관에 적합한 구조로 바꿔 한·영 공용도서관으로 꾸밀 예정이다.
송도국제업무단지(9400m²)와 151층 인천타워 앞 호수공원 인근(1만1400m²)에도 도서관 용지를 확보할 방침이다. 학술연구기지로 개발되는 송도국제도시 5공구(2만 m²)와 7공구(4만3000m²), 11공구(미정)에도 도서관 용지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송도국제도시는 9만1000m²에 이르는 도서관 용지를 갖게 돼 다른 지역 신도시보다 훨씬 많은 도서관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신도시인 분당(1만8200m²), 일산(2만3400m²)과 비교할 때 도서관 용지가 약 4∼5배 넓다.
시가 송도국제도시 내 도서관 용지 확보에 나섰지만 만성적인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건립비를 마련하는 것이 문제다. 시는 올해 대형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옛 도심 8곳에 도서관을 짓는 등 2013년까지 도서관(현재 21곳)을 6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다른 곳으로 옮긴 주민자치센터 건물 등을 활용한 작은 도서관도 55곳을 더 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는 민자를 유치해 송도국제도시에 도서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과 협의해 올해 구체적인 도서관 건립시기와 운영계획 등을 세우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인구 30만 명을 수용할 국제도시가 그동안 ‘도서관 불모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2018년까지 공공도서관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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