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목사 납북 미스터리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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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4일 10시 07분


김동식 목사. 동아일보 자료사진
김동식 목사. 동아일보 자료사진
10년 전인 2000년 1월 16일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한 식당에서 납북된 김동식(당시 53세·미국 영주권자) 목사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릴 전망이라고 중앙일보가 14일 보도했다.

북한은 공작원들을 동원해 북-중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지원과 북한 선교활동을 벌인 김 목사에 대한 보복 테러로 그를 납치했다. 한-미 측의 송환 요구를 북한 당국은 외면했다.

자진 입북으로 조작하려는 북한 공안기관의 회유를 거부한 김 목사는 이듬해 2월 중순 평양의 한 초대소에서 숨진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후 세인의 기억 속에 잊혀진 김 목사 납북사건이 발생 10주년을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베일에 싸인 구체적 납북 경위와 북한 당국의 개입 정황을 밝혀 줄 단서가 새로 포착됐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가 13일 "김 목사 납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 북한 공작원 출신 김모(45) 씨가 최근 한국에 입국해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측에 따르면 김 씨가 조사 대상에 오른 건 지난해 말 미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전모 씨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다. 전 씨는 "태국 이민국수용소에서 함께 미국 망명을 신청했던 공작원 출신 김 씨가 '김동식 목사를 납치했다'며 털어놓았다"고 제보했고 관계 당국도 이를 포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씨는 김 목사 납치와 탈북자 색출 등 중국 내 공작활동이 문제가 돼 중국 동북지역 교도소를 떠돌며 4년간 복역한 뒤 지난해 출소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신병 인수를 거부하자 배신감을 느껴 태국으로 탈출한 뒤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고 한다.

태국 이민국수용소에서 자신이 저지른 납치 행위를 동료인 전 씨에게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이후 공작활동 개입과 복역 문제로 미국 망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반 탈북자로 위장해 한국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도 대표는 "김 씨가 납치 당시 김 목사의 팔을 잡아 택시에 강제로 태웠으며 북한에 넘기기 전 휴대전화와 돈 1000달러를 빼앗아 나눠 가졌다는 등 매우 구체적 이야기를 전씨에게 했다"고 전했다.

납치를 도왔던 중국 조선족 류영화 씨는 서울에 몰래 들어왔다 체포돼 2005년 4월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납북에 주도적 역할을 한 북한 공작원의 증언이 나올 경우 김 목사 납치사건의 진상 규명에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씨는 현재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자는 "북한 인권단체들이 김 씨의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김 씨가 부인하고 있어 김동식 목사 납치의 주범 여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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