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수학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 맞습니다,맞아!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18일 03시 00분


《꼴찌들의 대입 성공기를 다룬 KBS 드라마 ‘공부의 신’이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는 공부 못하기로 유명한 병문고에 어느 날 학교 운영에 참여하게 된 변호사 강석호(김수로)가 찾아와 ‘천하대 특별반’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강석호가 천하대 특별반 담임을 맡아 꼴찌들을 일류대인 천하대에 진학시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과목별 공부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수학편에서는 ‘수학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하는 거다’ ‘수학은 스포츠다.
몸이 수학공식에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만들어라’ 같은 수학공부 노하우를 제시했다.》 이 드라마의 공부법에 관한 자문을 맡고 있는 대학생 멘터링 소셜벤처 공신 강성태 대표(27·사진)는 “수학은 공부를 아무리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나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했던 과목이었다”면서 “고3 때 나도 드라마 속 방식으로 수학을 공부해 점수도 올리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강 씨의 경험과 조언을 통해 암기식 수학 공부법에 접근해보자.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공부의 신’ ‘공부혁신’까지 두 권의 책을 출간한 강 씨에게도 수학을 ‘정복할 수 없는 과목’이라고 단정하고 거의 포기할 뻔했던 시절이 있었다. 수업시간에 아무리 집중해도 응용문제는 도저히 손을 댈 수 없었다. ‘수학은 답을 보면 안 된다’ ‘모르는 문제는 끝까지 고민해 답을 도출하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 수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반복해서 생각하고 문제를 붙들고 있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고3이 된 강 씨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시간이 부족했다. 고민 끝에 극단적인 결정을 했다. 시험문제를 푸는 방식을 모조리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 모든 문제의 풀이법을 암기하고 있다면 수리영역에서 어떤 문제가 나와도 문제를 맞힐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강 씨는 일단 문제집을 한 권 구입했다.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5분 이상 끌지 않고 과감히 답을 봤다. 풀이법을 한번 보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이와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절대 틀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반복해서 풀이과정을 공부했다. 답안지를 보고 풀었다는 죄책감 때문에라도 문제에 관한 개념을 더욱 꼼꼼히 파고들었다.

안풀리는 문제는 과감히 풀이법 바로 보고 10차례 암기 또 암기
문제집 5권 완벽히 암기하자 신기하게도 ‘깨달음’ 오던데요


처음 접한 풀이법은 모조리 암기했다. 문제집 한 권을 다 풀고 나서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다시 풀었다. 이렇게 10회를 반복하면서 모르는 문제가 없을 때까지 공부했다. 강 씨는 “이 방식으로 문제집 한 권을 마스터하고 다른 문제집을 펼쳐들자 꽤 많은 문제가 어렵지 않게 풀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바로 이 시기 강 씨는 수학에 대한 거부감과 불안감을 벗었다. 문제집마다 절반 이상의 문제가 비슷한 유형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단원별로 기출문제와 대표적인 유형을 가지고 조건의 순서나 문제 형식을 바꿔 출제하기 때문이다.

강 씨는 두 번째 문제집도 첫 번째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모르는 문제는 바로 답을 확인했고 반복해서 풀이과정을 암기했다. 틀린 문제를 최소한 권당 5번씩 복습했다. 이렇게 다섯 권의 문제집을 완벽하게 공부하자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기자 스스로 가장 두려워했던 응용문제, 심화문제에도 겁 없이 도전하기 시작했다. 응용문제를 풀 땐 문제집에서 공부했던 개념과 풀이법을 접목시켰다. 풀이법은 이미 거의 외우고 있었고 개념도 머릿속에 탄탄히 자리 잡고 있었다.

강 씨는 “이전까지 풀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가 한두 개씩 풀릴 때마다 기쁘고 짜릿해서 수학 공부하는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면서 “수학이 재밌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강 씨는 스스로 암기하는 방식에 변화를 줬다. 모든 문제와 풀이를 외울 필요가 없었다. 강 씨는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넘어갈 때의 연결고리를 기억해 그것만 외웠다.

대부분의 학생이 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학교에서는 수학은 이해과목이지 암기과목이 아니라고 가르친다. 이것도 물론 틀린 방법은 아니다. 다만 수학에 대한 흥미, 자신감, 집중력까지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강 씨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공식을 제외하고는 수학에 관련된 어떤 것도 암기하려고 애쓰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면서 “이해하라는 말은 암기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수학의 논리적인 절차,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두뇌를 아무것도 쓴 적이 없는 백지, 포맷된 컴퓨터 같은 상태라고 가정해보세요.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해와 반복을 통한 암기뿐이겠죠? 암기는 이해의 종착역이자 시험을 효과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모든 공부법의 기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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