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명동’ 광복동 거리가 되살아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트리문화축제 300만명 발길…롯데백화점 한 달 490억 매출
가로정비… 쉼터설치… 축제…
중구청-상인 3년노력 결실

백화점 개장후 효과 극대화
지하상가 빈점포도 사라져

17일 ‘부산의 명동’으로 통하는 부산 중구 광복동 일대가 사람으로 넘쳐나고 있다. 조용휘 기자
17일 ‘부산의 명동’으로 통하는 부산 중구 광복동 일대가 사람으로 넘쳐나고 있다. 조용휘 기자
지난해 12월 17일 부산 중구 광복동 입구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광복점 야간 전경.
지난해 12월 17일 부산 중구 광복동 입구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광복점 야간 전경.
“‘희망’이 보입니다.” “예전처럼 활력이 넘치는 것 같네요.” 17일 ‘부산의 명동’으로 통하는 부산 중구 광복동 일대가 사람으로 넘쳐났다. 중앙동 부산시청과 서구 부민동 법조타운이 연제구로 옮긴 이후 10년 넘게 공동화(空洞化)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거리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

○ 화려한 변신

관할 중구청과 상인들은 2007년부터 가로정비사업, 조형물과 쉼터 설치, 일요일 차 없는 거리 운영 등으로 정성을 쏟았다. 음악회와 빛의 축제로 발길을 유혹했다. 이런 변화의 시발점은 지난해 12월 17일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문을 열면서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올해 말에는 서울∼부산 KTX 전용선이 개통될 예정인 데다 인근 북항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돼 ‘부산의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 사람이 모이면서 상가 활성화는 물론이고 아파트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부산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지역은 원도심에 가까운 영도구로 전년 대비 10.52%가 올랐다. 점포가 220개인 광복지하상가는 지난해 상반기(1∼6월)까지 20% 이상이 비어 있었지만 현재는 빈 점포가 하나도 없다. 인근 남포지하상가 등의 빈 점포도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 광복지하도상가 상인회 서정출 회장(52)은 “최근 들어 유동인구가 예전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고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복로 일대 지상상가도 최근 리모델링 등을 통해 커피전문점과 식당, 액세서리점 등 업종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253개 상가가 참여한 ‘광복로문화포럼’이 고객유치를 위해 지난해 12월 1일부터 17일까지 연 ‘트리문화축제’에는 300만 명이 다녀갔다. 포럼 김태곤 사무국장(47)은 “지금까지 이렇게 사람이 붐빈 적은 없었다”면서 “먹을거리는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고 패션업체도 매출액이 평균 10∼30% 증가했다”며 원도심 부활을 반겼다.

○ 상생의 중심

국내 처음으로 해변(Sea-Side) 백화점으로 문을 연 광복점은 원도심 상권 활성화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또 건어물시장∼자갈치시장∼국제시장∼보수동 헌책방 골목∼용두산공원∼영도대교로 이어지는 관광벨트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광복점의 한 달간 방문객은 350만 명, 매출액은 490억 원에 이르렀다. 광복점이 영업면적면에서 약 1.9배인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점보다 단위면적당 판매액이 170% 이상 많다는 점에 지역 유통업계에서도 놀라고 있다. 백화점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매출목표 3800억 원은 물론이고 4000억 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달간 구매고객 중 구도심 상권(사하구 21%, 영도구 13%, 서구 9%, 중구 4%) 고객 비중이 47%로 지역상권 부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근 국제시장에서 전자제품 도매업을 하고 있다는 쇼핑객 양원영 씨(40·여)는 “백화점이 문을 연 이후 인근 광복동 상권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평가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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