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지구촌 곳곳에서 전에 없던 한파, 폭설, 홍수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라고 예외는 아니다. 새해 첫 업무일인 4일 서울에 기상관측 사상 가장 많은 25.8cm의 눈이 내렸다. 작년 크리스마스 직후 시작된 강추위는 해가 바뀌고도 한동안 계속돼 ‘삼한사온(三寒四溫)’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기상이변이 이제는 매우 다양하고 극단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작년은 1912년 이래 연평균 기온이 3번째로 높은 해로 기록됐다. 실종된 듯했던 장마는 집중호우를 동반하고 나타났다. 반면 해마다 찾아오던 태풍이 21년 만에 종적을 감췄다. 작년 마지막 날엔 한파·대설·건조·강풍·풍랑주의보가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내려졌다. ‘특보 종합선물세트’라 할 정도였다. 장기간의 가뭄, 낙뢰를 동반한 잦은 장대비, 선선한 여름, 짙은 겨울 황사 등 보기 드문 현상도 있었다.
일부에선 기상이변 피해액이 연간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가져올 전혀 새로운 기상재해의 피해는 섣불리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인명 피해가 큰 폭염, 호흡기 질환자에게 치명적인 황사나 꽃가루, 교통장애를 유발하는 안개, 더 잦아지고 강력해지는 낙뢰 등이 기후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재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재해대책은 태풍, 홍수 등 강수로 인한 기상재해에 편중돼 있다. 기상재해에 대해 단순히 재해대비시설의 미비나 일기예보의 정확도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도 문제다.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기상변화는 인간의 활동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새로운 기상재해에 대한 산업별 위험관리 솔루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기상산업은 신재생에너지 개발, 탄소배출권 사업보다 더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밀접하게 관련된 생존권 사업임을 인식하고 녹색 기간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번 폭설과 한파를 계기로 다양한 기상재해에 대한 재난관리가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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