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공위성으로 콕 찍어, 재난대응 똑소리 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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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0일 03시 00분


방재청, 내달 첨단 방재시스템 가동… 2012년까지 4대 띄워

하루 20차례 영상자료 받아 폭설-지진등 실시간 관측
두달 걸리던 피해 집계, 보름이면 끝나 신속 대응

인공위성을 활용한 첨단 재난대응 시스템이 국내에 도입된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2012년까지 모두 4대의 인공위성을 이용해 홍수와 폭설 등의 재난에 대비할 계획”이라며 “위성자료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게 돼 선진국보다 한 차원 높은 방재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인공위성은 그동안 기상 관측이나 과학연구 등의 목적으로만 쓰였다.

○ 신속한 재난 예측으로 피해 줄여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일대 해안을 뒤덮은 기름유출 사건이 다시 일어나도 인공위성을 활용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기름의 흐름과 양을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해 해안에 닿기 전 정확한 지점에서 방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위성을 이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기름이 적은 지역에 방재 인력이 집중되는 등의 현상도 발생했다.

또 1996년 건국 이래 최악이었다는 강원 고성 산불처럼 대규모 재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당시 사람이 피해 지역에 접근하기도 어려운 탓에 위험 지역의 주민 대피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공위성이 손금 보듯이 해당 지역의 화재 상황을 파악해주면 어느 지역 주민이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된다.

방재청은 우선 다음 달부터 아리랑 2호 등 국내 위성에서 보내온 영상 자료를 통해 재난 위험 지역을 감시할 계획이다. 재난이 발생한 이후에는 해당 지점의 피해 규모를 산출하는 데 이용한다. 10월경 발사될 것으로 알려진 아리랑 5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올해 안에 모두 3대의 국내 위성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내년에도 위성 한 개가 추가로 발사될 예정이어서 2012년이면 모두 4대의 위성을 이용한 재난대응 시스템이 가동된다.

이 방안을 연구해온 국립방재연구소에 따르면 위성 4대가 확보되면 한 지점의 영상을 하루 수백장까지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홍수 폭설 산사태 산불 지진 등 각종 재난의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 해외 위성 활용방안도 추진

올해 발사될 아리랑 5호에는 기상 상태나 밤낮에 상관없이 지상 촬영이 가능한 첨단 레이더장비(SAR)가 장착돼 재난 상황 대응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북한의 무단 방류로 발생한 ‘임진강 참사’처럼 심야에 발생하는 이상 수위변화도 영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돼 상황에 맞는 대응방안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기 때문.

방재청은 국내 위성뿐 아니라 유엔 재난대책 프로그램인 ‘스파이더(SPIDER)’ 등 국제 위성영상공동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해 더 많은 위성 영상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재난 대응에 인공위성을 사용하게 되면 피해 집계가 지금보다 빨라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방재청은 대형 태풍 피해 집계에 두 달가량 걸리지만 앞으로는 보름 이내로 산출해내 정확한 예산지원 규모 파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재현 국립방재연구소 방재연구실장은 “별다른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국내외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방재시스템을 구축해 지금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재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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