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해로 한 뒤 10시간여 차이로 운명한 노부부가 장학금과 이웃돕기 쌀을 남겼다. 주인공은 경남 하동군 하동읍 부용마을에서 14일 오후 10시 45분 노환으로 별세한 정지남 씨(90)와 다음 날 오전 9시경 지병으로 하동읍 S병원에서 세상을 뜬 부인 정계순 씨(84). 유족은 16일 부부 합동장례를 치른 뒤 마을 인근 선산에 나란히 안장했다.
삼우제를 마친 큰아들 정명 씨(65)와 동생 정호 씨(60)는 18일 하동군청을 찾아 장학금 300만 원을 조유행 군수와 강순현 하동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맡겼다. 또 10kg짜리 쌀 20포대를 부용마을 이복용 이장에게 전달했다.
정호 씨는 “평생 교직에 계셨던 아버지께서 ‘재산 중 일부를 하동군에 장학금으로 맡기고 마을 경로당에 쌀을 보내라’고 적은 메모지가 발견돼 유지를 받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군수는 “70년 가까이 금실 좋았던 부부가 세상을 떠나면서까지 후학과 이웃들에게 좋은 선물을 남겼다”며 유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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