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3시경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용두리 뒷산에서 등산객 실수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월포해수욕장 부근인 이곳에는 이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자칫 대형 산불로 번질 상황이었다. 포항시가 산불 진화를 위해 임차한 헬기 1대가 출동했지만 물을 퍼 담을 저수지가 얼어 제대로 작업을 못하는 상태였다.
포항시 도시녹지과 이경식 산림재해담당(43)은 헬기 기장과 무전 연락을 하면서 바닷물을 이용할 것을 요청했다. 헬기 기장은 바닷물을 퍼 올릴 경우 헬기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면서 꺼렸다. 그러나 이 담당은 “산림청 연구결과 바닷물을 이용해도 헬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산림생태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고 설득해 바닷물을 이용해 진화 작업을 하게 됐다. 헬기는 15회 가량(1회 2500L) 산불 현장에 물을 뿌려 불길을 잡았다. 이처럼 순발력 있는 대처로 이날 불은 0.1ha(약 300평)를 태우고 2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이 담당은 “특히 바람이 심할 때 산불은 매우 유동적이어서 1, 2분 만에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번지곤 한다”고 말했다.
최근 호남과 중부지방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 때문에 눈이 많이 내리고 있으나 동해안 쪽은 겨울가뭄에다 저수지는 얼어붙어 산불이 나면 대형으로 번질 위험성이 높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헬기가 저수지 물을 퍼 올릴 수 있도록 저수지의 얼음을 톱으로 잘라내고 있으며 포항지역 이장 374명이 상시 산불을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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