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교육기관 특별법’에 따른 국내 첫 국제학교인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송도국제학교가 3월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개교 일정을 두 차례나 연기했고, 해외 운영기관이 두 번이나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인천시는 3월 개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 학교 설립 인가를 검토 중이다.
친환경 건축 자재에다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춘 교실, 국제 규격의 수영장 및 체육관 등 국내 어느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송도국제학교를 19일 둘러봤다.
○ 주인 기다리는 ‘명품 학교’
고층빌딩 공사가 한창인 송도 국제업무단지 한가운데 있는 데다 이정표도 없어 학교 찾기가 쉽지 않았다. 무전기를 든 관리인이 열어준 교문을 들어서니 국회의사당과 같은 산화동판으로 치장한 학교 건물 3개동이 한눈에 들어왔다.
교문 왼쪽의 운동장은 이탈리아 프로축구단인 AC 밀란의 전용구장과 똑같은 재질의 인조잔디를 깐 축구장과 둘레 400m의 육상트랙을 갖췄다. 이 학교의 운동시설은 모두 국제 규격이다. 접이식 관람석 1442석의 주 체육관과 수영장에서 국제경기를 치르면 공인기록으로 인정받을 정도다.
‘편의동’에는 이 같은 실내 체육시설 외 관람석 158∼600석을 갖춘 소공연장(일명 블랙박스)과 대공연장, 현악실, 합창실, 개인 악기 연습실(6개 부스), 도예실이 있다. 이곳의 방음벽, 조명시설, 음향시설은 수준급이었고 바닥에는 대부분 원목을 깔았다.
교사 1명당 학생 10명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각 교실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카펫 바닥,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시설, 싱크대 등이 놓여 있다. 유치원∼초등학교 3년생 교실에는 남녀 공용 화장실을 1개씩 마련해놓았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교 도서관은 모두 자연채광이 되는 지점에 있었다. 외국과의 화상 수업 및 토론이 가능한 시설을 마련한 교실도 별도로 갖췄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개발이익금 1700억 원이 투입된 이 학교 시설(터 7만1400m², 총건축면적 5만2400m²)은 지난해 5월 모두 완공됐다.
○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해외 명문사학
미국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있는 비영리 학교법인인 ‘채드윅’이 송도국제학교 운영을 맡을 계획이다. 채드윅은 지난달 15일 교과과정, 학생 모집 요강 등을 골자로 한 학교 인가 신청을 했다. 초중고교를 운영하고 있는 이 학교는 미국 교과과정을 송도국제학교에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교사진도 직접 채용해 파견하게 된다.
이 학교 졸업생 중 11%가량은 하버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 등의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재학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SAT) 평균 성적은 미국 상위 5%에 들어 ‘웨스턴 어소시에이션 오브 스쿨(WASC)’에 가입돼 있다. WASC 가입 학교를 다니면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쉽기 때문에 송도국제학교 졸업생의 미국 진출도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도국제학교는 유치원∼고교의 총정원 2100명 중 30%가량을 내국인으로 뽑을 수 있다. 교과부가 국내 1호의 송도국제학교를 한국의 ‘간판 국제학교’로 키우려 하기 때문에 신입생 선발이 엄격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한국인 신입생을 630명까지 모집할 수 있지만, 올 3월엔 유치원생 30명만 먼저 뽑고 가을학기에 초등학생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교과부 승인이 이뤄지는 다음 달 중순 이후 구체적인 모집 요강을 공개할 예정이다. 6월경 초등학교 1∼5년생을 대상으로 신입생 모집을 시작하며, 입학시험은 영어와 면접 중심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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