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운전사, 간호사, 항공사 승무원, 운전사, 학원 강사 등 일부 업종을 비정규직 고용 기간 2년이 지나도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들 직종이 비정규직 기간 제한 대상이어서 2년이 지나면 정규직 전환 대신 해고가 잇따르고 있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노동부는 22일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위해 이 같은 방향으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비정규직 보호법)’을 개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은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직종에 따라 오히려 해고가 더 많이 발생하는 곳도 있다”며 “해고가 더 많이 발생하는 업종에는 어떤 식으로든 제도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을 비정규직 보호법 적용 예외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노동부는 지난해 7월 현행법 적용 이후 정규직 전환 대신 계약 해지가 더 많이 발생한 분야를 파악한 뒤 이들 직종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를 거쳐 적용 예외 직종을 선정할 방침이다. 조사 대상에는 택배운전사, 간호사, 항공사 승무원, 운전사, 학원 강사 등이 검토되고 있다. 노동부는 올 상반기(1∼6월) 중 실태조사를 통해 대상 직종이 선정되면 이들을 시행령에 적용 예외 분야로 포함시킬 방침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7월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 무산 이후 대학 시간강사 및 연구원들에게서 “법 때문에 정규직 전환 대신 해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지난해 11월 이들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를 벌였다. 대학 시간강사 및 연구원 등은 법상 비정규직 기간 제한 대상자라 2년이 지나면 사업주가 정규직으로 전환하든가 해고해야 했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 전국 270여 개 4년제 대학 및 전문대 강사 등 6320명 중 정규직 전환은 2명인 반면 2312명이 실직돼 법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우려됐다. 이 때문에 노동부는 지난해 말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달 말부터 이들을 기간 제한 예외 대상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또 양질의 단시간 정규직 근로자를 늘리기 위해 현재 주당 15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의 기준 근로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주당 15시간 이상이면 현행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기준 시간이 늘어날 경우 기업이 좀 더 자유롭게 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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