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SCHOOL DIARY]엄마는 몰라요, 살은 공부의 최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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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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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살은 공부의 최대 적(敵)이에요.”

올해 고3이 되는 인문계고 2학년 박모 양(18). 박 양의 올해 목표는 ‘○○대 합격’과 ‘3kg 감량’이다. 박 양은 “대입에 성공하려면 꼭 다이어트부터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대입과 체중,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박 양은 고1 때에 비해 무려 6kg이나 체중이 늘었다고 했다. 원인은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체육시간, 등하굣길에 집(학교)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걷는 5분이 운동의 전부였어요. 게다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고열량 음식을 마구 먹으니 체중이 늘 수밖에 없죠. 저 같은 여학생이 한둘이 아니에요. 고1 때에 비해 3kg 이상 찐 아이가 한 반에 3분의 1은 돼요.”

고2 2학기가 시작될 무렵 불어난 뱃살 탓에 교복치마가 꽉 끼기 시작했다. 처음 교복을 맞출 당시엔 주먹 하나가 들어갈 만큼 넉넉했는데…. 지난해 말 겨울방학이 시작되자 몸은 ‘본격적으로’ 불어났다. 학교 보충수업에 참석하느라 일주일 만에 교복을 입은 박 양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치마 버튼을 채우자 곧바로 호흡곤란이 왔기 때문. 책상 앞에 앉으니 소화가 되지 않았다. 수업시간 집중력도 흐트러졌다. ‘치마가 터지진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학업 스트레스에다 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해졌다.

박 양은 이달 초 치밀하게 체중 감량 계획을 세웠다. ‘살’에서 먼저 해방돼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먼저 하루 식사량을 확 줄였다. 아침엔 밥 한 공기, 국, 고기반찬으로 양껏 먹되 점심 땐 아침 식사량의 2분의 1로, 저녁 땐 점심 식사량의 2분의 1로 양을 줄였다. 학교 가기 전 가방을 쌀 땐 방울토마토, 당근, 오이로 싼 간식 도시락을 꼭 챙긴다. 군것질의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쉬는 시간에 먹으려고.

매일 아침 학교에 도착하면 책상 위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그 위에 그날 먹은 음식을 빠짐없이 적는다. 다이어트 의지가 약해지면 포스트잇을 아예 손바닥에 붙이고 다니며 스스로 의지를 북돋운다.

‘식사 후 바로 잠이 들면 살이 찐다’는 속설 때문에 잠을 쫓는 껌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닌다. 바쁜 시간을 쪼개 틈틈이 운동도 한다. 쉬는 시간마다 복도를 걷고, 저녁식사 후엔 줄넘기 1000개를 한다.

하지만 대인관계 유지와 학업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군것질은 어느 정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박 양의 말.

“친구들은 수시로 매점에 가요. 만날 빠지면 ‘왕따’를 당할 수도 있으니 가끔 친구들을 따라 가죠. 이때도 전 배변활동에 도움이 되는 요구르트나 삶은 달걀을 집어요.”

과자는 한 봉지의 총 칼로리를 먼저 따진 뒤 한 번 먹을 때 100Cal를 초과하지 않도록 나눠서 먹는다.

“급격히 늘어난 체중 때문에 고3 수험생활 내내 스트레스 받는 여자 선배들을 많이 봤어요. 학업 때문에 외모를 포기했던 선배 중 대입, 다이어트에 모두 실패한 경우도 목격했고요. 둘 다 성공해야 진짜 성공이죠. 대학 가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말, 전 절대 안 믿어요.”(박 양)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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