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우는 우유 생산 과정에서 얻어지는 낙농의 부산물인 젖소 수송아지 또는 송아지를 출산한 경험이 없는 젖소 암송아지를 키워서 생산한 고기소가 중심으로, 귀중한 국내산 쇠고기 자원이다. 2007년 한때 마리당 45만 원을 상회하던 젖소 수송아지 가격이 2008년 초에 4만 원대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20만 원대까지 회복했다. 이 같은 결과만을 보면 육우산업의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쇠고기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육우산업을 방치할 경우 육우 가격은 언제 또다시 흔들릴지 모른다. 한우는 육질 차별화를 통해 수입 쇠고기와의 경쟁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 데 비해 육우는 수입 쇠고기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육우 가격이 회복된 것은 광우병 파동 이후 원산지표시제와 이력추적제 실시에 따른 유통의 투명화로 국산 프리미엄이 작용했고 환율의 영향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008년 기준으로 1인당 우유 소비는 연간 61kg으로 쌀(76kg)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에 비해 우리와 유사한 식생활 패턴을 지닌 일본은 1인당 연간 쌀과 우유 소비량이 각각 59kg과 86kg이다. 국내에서도 우유 소비가 쌀 소비를 앞지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따라서 식량안보 차원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낙농 생산기반 유지는 필수적이다.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얻는 것이 바로 육우다. 2009년 현재 국내 소 도축 마릿수의 14%를 차지하는 육우산업 안정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첫째, 육우 송아지를 생산하는 농가가 최소한 정상 이윤을 확보하도록 만드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육우 송아지가 가격 보전 수혜 대상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개방화 시대에 정책적 배려 없이는 육우산업 안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육우고기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육우고기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는 ‘국산약우(國産若牛)’라는 로고를 만들어 안전성과 저지방이라는 두 가지 특성을 내세워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셋째, 육질 차별화와 생산비 절감 대책이다. 생산자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책 지원을 병행할 때 육우산업이 안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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