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항 입구에 다음 달 완공 예정으로 건설하는 명선교. 인도교인 이 교량은 높이가 17.5m로 돛대 높이가 18m 이상인 대형 요트 출입을 막아 진하항을 마리나항으로 개발하는 데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항이 전국 43개항과 함께 마리나항 개발 대상으로 최근 선정됐다. 진하항 인근 진하해수욕장에서는 매년 세계윈드서핑대회와 세계여성비치발리볼대회가 열린다. 진하항이 마리나항으로 개발되면 이 일대는 유명 해양레포츠 단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암초’도 많다.
○ 상류에는 공단, 입구에는 교량
울산에 본사를 둔 송연유화㈜는 서생면 화정리 일원 88만5706m²(약 26만8100평)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최근 울산시에 허가신청을 했다. 26일에는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송연유화 측은 “올해부터 2013년까지 산업단지를 조성해 석유화학 관련 업체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곳은 진하항과 같은 수계(水系) 3km 상류로 공장이 가동될 경우 진하항 수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생면 최길영 주민자치위원장은 “상류에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청정해역인 진하항 오염 등으로 마리나항 개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하항 입구에는 요트 출입을 방해할 교량이 건설되고 있다. 진하해수욕장∼온산읍 강양리 구간에 놓이는 인도교인 명선교(길이 145m, 너비 4.5m)는 다음 달 완공 예정. 당초 이 교량은 높이 11.5m로 설계됐으나 “요트가 출입하기에 너무 낮다”는 지적에 따라 17.5m로 높였다. 하지만 이 높이로도 마스트(돛대) 길이가 18m 이상인 대형 요트 출입이 어렵다. 결국 진하항이 국제적인 마리나항으로 개발되는 데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부산요트협회 관계자는 “높이 30m인 부산 광안대교도 요트 출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수영요트경기장을 우회해 건설됐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해양레포츠단지로 개발”
울주군은 진하항 일대 24만 m²(약 7만2700평)에 250억 원을 들여 마리나항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요트나 레저용 보트 정박시설과 계류장, 해안 산책길, 숙박시설 등이 조성된다. 또 진하항 상류인 서생면 화정리 일원 500만 m²(약 151만 평)에는 내년부터 2013년까지 1700여억 원을 들여 유스호스텔과 야영장, 간이골프장 등을 갖춘 레포츠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12월 서생면 진하리와 화정리 일원 66만1061m²(약 20만 평)를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울주군은 진하항 마리나항 조성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763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77억 원, 고용창출효과 1140명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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