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문제 유출 학원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PC-장부 등 자료 확보… 학부모 공모 여부도 조사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SAT 문제지를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학원강사 장모 씨(36)가 강의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R어학원을 압수수색했다. 이 학원은 앞서 미국과 아시아의 시차를 이용해 태국에서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입건된 강사 김모 씨(37)가 소속된 학원이기도 하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45분경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학원 사무실을 조사해 컴퓨터 세 대의 하드디스크와 수강생 명단, 학원 운영에 관한 장부 등 박스 3개 분량의 물품을 압수했다. 압수한 수강생 명단은 장 씨의 계좌를 추적한 기록과 대조하는 데 쓰인다. 경찰은 수강생 명단을 가지고 학부모들이 장 씨에게 문제 유출의 대가로 뒷돈을 준 적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압수한 물품 중에는 학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재도 다수 포함됐다. 경찰은 압수한 교재에 유출한 문제로 만든 기출문제 모음이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장 씨가 학원과 공모해 문제지를 빼돌린 것은 아닌지 가리기 위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 학원 원장 이모 씨와 직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학원 관계자는 SAT 문제 유출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압수수색한 물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뒤 학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나타나면 추가로 학원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장 씨와 짜고 함께 시험지를 유출한 대학생 차모 씨(24) 등 3명에 대한 조사도 계속했다. 학생들이 문제를 외부로 유출한 증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교육평가원(ETS)은 28일 공식자료를 내 “강사가 문제지를 가지고 나가거나 문제를 기억해 학생들과 공유하는 경우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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