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지역 농가 소득은 전남 지역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광양지역 농가당 연평균 소득은 3618만 원으로 전남 평균보다 983만 원, 전국보다 565만 원이 더 많았다. 광양에 부자 농부가 많은 이유는 뭘까.
광복 직후인 1945년 광양시 봉강면 석사리 농민 2명이 오이 재배용 하우스를 지었다. 창호지에 기름을 발라 비가 새는 것을 막았고 대나무로 뼈대를 만들었다. 창호지가 비닐을, 대나무가 철제 기둥 역할을 한 것. 광양시는 1948년경 농민 10여 명을 모아 창호지 하우스 작목반을 운영해 겨울철 오이 재배 주산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광양원예농협은 2008년부터 책자를 통해 ‘광양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설 하우스가 만들어진 곳’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광양은 ‘빛 광(光)+볕 양(陽)’이라는 한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조량이 풍부한 곳이다.
광양은 오랜 시설 하우스 역사와 풍부한 일조량으로 하우스 작물 재배나 매실 농사가 발달했다. 광양 농민들의 주요 소득원은 오이, 애호박, 상추, 수박, 파프리카 등 하우스 작물이나 매실, 단감, 밤 등 과수 작물이다. 급격한 산업화로 공장이 많이 들어서면서 주민 12.6%인 1만8207명만이 농사를 짓고 있지만 하우스, 과수 작물의 높은 경쟁력으로 부자 농부가 많다. 광양시는 더 많은 부자 농부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농업 분야에 514억 원을 투자해 소득 1억 원 이상의 부농 100가구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 못자리를 만들어 농민들에게 모를 공급하고 매실 가공품 판로 개척이나 일본 사람들이 선호하는 매실(남고 품종)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지·품종 개량, 재배기술 혁신, 유통 개선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해 친환경농업단지 조성 확대 사업을 벌여 경지 면적 53%가 친환경인증을 받았고 다압면 고사리 관동마을이 제1호 유기농 생태마을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오강현 광양시 농정담당은 “도농 복합도시여서 농촌경제 활성화도 중요하다”며 “농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 품목인 파프리카 재배 등을 더 발전시켜 부자 농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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