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현역 입영 대상자이면서 일부러 어깨 관절 질환을 일으켜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실업축구팀 선수 임모 씨(27) 등 전현직 축구선수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6, 2007년 징병 신체검사에서 1∼3급 현역 입대 판정을 받자 10kg 상당의 아령을 왼손으로 들어 올렸다가 빠르게 내리기를 반복하는 일명 ‘아령치기’ 수법으로 어깨 탈구를 일으켜 재검에서 5급 면제 판정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20kg가량 나가는 생수통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거나 끌고 다니는 수법을 썼다. 운동장까지 이동하는 버스 좌석에서 왼손으로 좌석의 중앙을 잡고 어깨에 힘을 뺀 뒤 상체를 뒤로 젖히기를 반복하는 일명 ‘의자빼기’를 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주로 축구 특기생인 이들은 대학에 진학한 뒤 합숙생활을 하면서 선후배들로부터 이런 병역면제 수법을 전해들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병적기록 등을 분석해 이들이 신체검사 직후 어깨 진료를 받은 정황을 파악했으며 조사과정에서 혐의사실을 자백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현역에 입대하면 축구선수 활동을 중단하게 될까 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허위로 직업 훈련학원에 등록하거나 공무원 시험 응시표 사본을 제출하는 수법으로 70∼830일 동안 입대를 연기한 프로축구팀 선수 고모 씨(29) 등 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병무청이 입영 연기자가 학원에 실제 다니는지, 시험에 응시했는지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운동선수들이 비슷한 수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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