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내신 성적이 매우 좋은 데 비해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학교 중간·기말고사는 범위가 제한돼 있는 반면, 모의고사는 교과서 전 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돼 모의고사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것 같습니다.
고3 때 좋은 내신 성적을 이용해 명문대 위주로 수시전형에 지원했습니다. 서울대 특기자전형에도 지원했지만 심층면접을 보는 2차 전형에서 떨어졌습니다. 학교내신 성적이 좋아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실망도 매우 컸습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시 지원을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정시모집 원서를 접수하기도 전에 재수를 권유하셨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재수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와 격려에 힘입어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재수를 결심한 직후 고3 때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고3 때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되짚어보니 원인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 고3 때 독서실에 다니며 혼자 공부를 했습니다.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그 부분만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보충했습니다. 하지만 독서실 책상 앞에 앉아있을 때도,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도 딴생각을 하거나 많이 졸았습니다. 집중해서 공부하는 습관이 잘 잡혀있지 않았던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재수를 할 땐 독서실, 인터넷 강의는 활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한 번 실패한 방법을 재수 때 또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고민 끝에 제 단점을 보완해 줄 방법으로 재수전문학원인 송파중앙학원을 선택했습니다. 학원에선 학생의 성적 관리는 물론 흐트러지기 쉬운 생활습관까지 철저히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학원은 학급당 인원수가 적어 학생 관리가 더 체계적으로 잘 이뤄졌습니다.
또 학원에선 같은 목표를 가진 학생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기 때문에 혼자 공부할 때보다 집중이 더 잘됐습니다. 경쟁자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니 수업시간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학습 스타일에 따라 혼자 공부하는 게 더 효과적인 학생도 있겠지만, 제겐 선의의 경쟁자가 긴 재수생활을 끝까지 열심히 하도록 도와주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재수생활을 가장 힘들게 한 건 바로 ‘잠’이었습니다. 한번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하면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져 책상 앞에 앉아있어도 공부가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또 조금만 피곤해도 곯아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있기보다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학원에서 귀가하면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깨어있는 시간 동안 공부에 집중해 학습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체력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체력이 뒷받침돼야 더 열심히,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회복될 때까지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고, 그만큼 다른 학생보다 뒤처지게 된다는 생각에 매일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재수를 하면 ‘이미 한 번의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 때문에 고3 때보다 마음이 더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하지만 장기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놓고 실천하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옵니다. 재수를 하면서 ‘성적은 노력한 만큼 나온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재수에선 초심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슬럼프가 찾아올 때 처음 재수를 결심했던 순간, 주변 사람들의 격려를 떠올리면 다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확 달라집니다. 재수를 시작하면 수능까지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지겠지만 10개월이란 시간은 생각만큼 길지 않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꾸준히 정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하는 길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