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대 권혜진 씨(왼쪽)가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열린 ‘2009 대한민국 인재상’ 시상식에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에게서 상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영동대
2009 대한민국 인재상(교육과학기술부 및 한국과학창의재단), 2008년 특허청 주최 발명장학생 1등급, 제44회 특허청 발명의 날 지식경제부 장관상, 2009 세계여성발명대회 금은동상 및 특별상 등 5관왕, 특허·실용신안·디자인 44건 출원….
충북 영동대 발명특허공무원학과 4학년 권혜진 씨(23)는 ‘엉뚱녀’ ‘에디슨 소녀’로 불린다. 사람들이 평범하게 여기는 현상이나 사물을 항상 뒤집어 생각하고 그녀만의 발명으로 이어가기 때문이다.
‘절수 수도’ 등 50여건 발명
1년에 20건 넘게 특허 내
권 씨가 발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 여름밤 시험공부를 하던 중 쏟아지는 졸음을 참기 위해 천장에 랜턴을 매달아 놓고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쩌면 보잘 것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 첫 작품을 시작으로 그녀는 본격적인 발명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후 발명반에 들어가 남녀노소 공용 변기커버 등 엉뚱한 발명을 꿈꾸던 권 씨는 울산 삼일여고를 졸업한 뒤 모 대학 광고미디어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적성에 안 맞아 곧바로 자퇴한 뒤 이듬해 국내 유일의 발명 관련 학과인 영동대 발명특허공무원학과에 입학했다. 이때부터 그는 ‘물 만난 고기’로 변했다. 1학년 때부터 국내외 각종 발명대회에 출품해 상(賞)을 휩쓸었다. 온도맞춤 물 절약 수도, 공중화장실에서 여성들의 가방 보관 불편을 해결한 세면대 가방걸이 등 50여 건의 발명품을 만들어 냈다. 현재 발명노트에 적혀 있는 아이디어만 200건이 넘는다. 전문가도 1년에 몇 건 내기 힘든 특허를 그녀는 한 해에 20건 넘게 쏟아내고 있다.
작년 세계여성발명대회
금-은-동 상 포함 5관왕
권 씨는 발명 아이디어를 생활주변에서 얻는다고 말한다. 다양한 제품을 깊이 있게 지켜보면 그 속에서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다는 것. 그녀는 “관심 있는 제품이나 원리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때까지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비법”이라며 “발명 과정에서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을 다니며 다양한 물건들을 보고 해결 방안을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법은 메모 습관이다. 생활 속에서 떠오른 크고 작은 아이디어나 개선이 필요한 내용이 생각날 때마다 꼼꼼히 적는다.
전국대학발명동아리연합회 학술팀장 및 대전충청지부장, 영동대 발명교육&특허컨설팅 동아리 ‘발명콩’ 초대 회장 등을 맡아 발명을 알리기 위한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지역 발명 꿈나무들을 키워내기 위해 초등학교를 돌며 매주 ‘로봇 조립 교실’을 열기도 한다.
권 씨는 “내 발명품을 실용화하는 것도 좋지만 대한민국을 발명 강국으로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자신이 바로 그 일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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