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생화 신품종 1호이자 남북한 식물 유전자 첫 교배종인 통일 할미꽃 ‘연홍’(사진)이 전남 광양지역 농가에서 처음 재배돼 시민들에게 보급된다. 2일 전남도농업기술원과 광양시에 따르면 5일까지 연홍을 재배할 원예농가 1가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농가는 2000만 원을 지원받아 990m²(약 3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연홍을 키우게 된다. 김영배 광양시 화훼담당은 “할미꽃은 40, 50대 중장년층에게 고향의 추억을 되살리는 꽃”이라며 “광양 매화문화축제에서 시민이나 관광객들에게 통일 할미꽃 연홍을 판매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라고 말했다.
연홍의 아빠는 2000년경 전남 고흥군 풍양면 천등산 자락에서 채취한 할미꽃. 엄마는 같은 시기 백두산에서 캔 분홍 할미꽃이다. 연홍은 3년 동안 교배실험을 통해 천등산 할미꽃 꽃가루와 백두산 분홍 할미꽃 씨방을 물려받았다. 연홍은 2004년경 국내 자생화 가운데 최초로 국립종자원에 신품종 등록을 했다.
연홍의 꽃 색깔은 짙은 분홍. 꽃대 길이는 60cm. 꽃봉오리가 일반 할미꽃보다 20% 정도 더 많아 꽃꽂이나 관상용 등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년에 두 번 피며 90일 정도 감상할 수 있다. 연홍은 공해에 약한 일반 할미꽃과 달리 햇볕이 들고 배수만 되면 잘 자란다. 연홍을 만든 이야성 전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할미꽃이 산성비 등 공해로 많이 사라져 꽃꽂이 등에 적합한 새 품종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사는 하얀색, 파란색 할미꽃과 세계에서 가장 큰 할미꽃 등 7개 품종을 새로 개발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10년 전부터 장미, 딸기 외국종자 로열티 지불을 막기 위해 국산 종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우수한 화훼, 과일, 야채 종자를 확보해 장기적으로 수출을 도울 방안을 찾고 있다. 전남 전체 장미 재배면적 35ha(약 10만 평) 가운데 5% 정도에서 국산 장미가 재배되고 있다. 우수한 국산 종자가 프리지어, 마늘, 녹두, 참다래, 오이, 멜론 등의 작물에서 확보돼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차성충 전남도농업기술원 지도사는 “우수한 국내 종자를 만들기 위해 소리 없는 식물 유전자 확보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가 개발한 할미꽃 신품종 7종은 국제경쟁력이 있어 앞으로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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