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너의 ‘소리’를 지켜줄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치아 부정교합 증세
국악신동 박성열군에
대전 선병원 “치료 지원”

2일 대전 중구 선병원을 방문한 박성열 군(왼쪽) 가족과 진료를 맡은 의료진들. 사진 제공 선병원
2일 대전 중구 선병원을 방문한 박성열 군(왼쪽) 가족과 진료를 맡은 의료진들. 사진 제공 선병원
신체 이상으로 소리 공부를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인 국악 신동이 무료로 치료를 받게 됐다. 대전 선병원은 치아 ‘부정교합’ 증세를 보이는 국악 신동 박성열 군(13·전북 익산북초등학교)의 치료를 맡았다고 3일 밝혔다. 병원은 국악 인재인 박 군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수술비 등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 살 때 소리를 시작한 박 군은 2007년 모 방송사의 연예프로그램에서 판소리 한바탕을 멋지게 펼쳐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KBS 열린음악회에서 국악인 오정해 씨와 함께 민요를 구성지게 불러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10여 년간 판소리 명창의 꿈을 키워 온 박 군은 최근 자신의 발음이 자꾸 새는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가 소리꾼에게는 치명적인 부정교합 진단을 받았다.

병원 측은 “장기간 내버려두면 소리공부는 물론 얼굴 기형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수술을 권했지만 박 군은 2000여만 원의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는 처지. 보증금 100만 원에 월 15만 원짜리 단칸방에서 간경화를 앓는 아버지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계를 잇고 있기 때문이다. 선병원은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박 군의 치료를 돕기로 하고 2일 병원을 방문한 박 군에게 필요한 검사를 마쳤다. 병원 측은 박 군의 아버지에 대한 치료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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