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박효정/세계 석학들 강의 가득한 사이트 ‘스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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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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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에 알랭 드 보통이 말한다. “성공하고 싶은 욕망은 현대인의 본성입니다. 꼭 성공하기를 빕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성공이 되도록 하십시오.” 책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 숙명여대 오픈 지식 플랫폼 ‘스노우’(snow.or.kr)에서 아이팟으로 내려 받은 동영상 강의를 통해서다. “나도 성공하고 싶어 죽겠다”는 알랭 드 보통의 보통 사람 같은 고백에 웃음을 터뜨리다 성공에 대한 깊이 있는 그의 사유에 고개를 주억거리다 보면 전철은 어느덧 내릴 역에 다다른다.

숙명여대의 ‘스노우’는 세계 석학의 동영상 강의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 지식 플랫폼이다. 개방과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스노우에 접속하면 인문 사회 과학 문화에 걸친 1700여 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달라이 라마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얘기했던 ‘이 시대의 윤리’나 빌 클린턴의 ‘르완다 재건’에 관한 주옥같은 강연이 눈에 띈다.

예일 버클리 스탠퍼드 등 해외 유수 대학과 결연관계를 맺어 정규 강의도 홈페이지에 게재한 점이 특징이다. 예일대 스미스 교수의 ‘정치 철학 개론’ 1강을 클릭하면 강의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된다. 예일대에 가지 않고도 교환학생이 된 기분을 누릴 수 있다. 저작물은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자유로운 공유를 허락하는 CC(creative creatures)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자막도 친절히 제공하니 언어 장벽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노우’가 제공하는 세계 석학의 동영상 강의가 토익 점수와 자격증 시험에 시달리는 한국 대학생의 뇌를 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배움에 목마른 일반인에게는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누는 지식, 커지는 희망’이라는 ‘스노우’의 가치와 더불어 유비쿼터스를 이용한 교육이 희망의 전도사가 된다면 좋겠다.

겨울이 지나면 나처럼 캠퍼스를 떠날 친구들에게는 조앤 롤링이 하버드대 졸업생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추천하고 싶다. “세상을 바꾸는 데 마법은 필요 없습니다. 우리 자신은 이미 이보다 나은 상상력이라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졸업과 취업 고민으로 심란한 요즘, 석학들이 들려주는 조언과 함께 한 박자 쉬어가면 어떨까.

박효정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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