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입구에는 높이 6m, 길이 11m의 거대한 호랑이 동상이 하나 있다. 어금니를 드러내고 무섭게 인상을 쓰며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지만 실은 슬픈 과거를 갖고 있다. 호랑이의 ‘출생 기록’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철상 서울동물원 운영과장은 “관련 기록을 모두 뒤져봐도 1988년부터 동물원 이곳저곳에 옮겨 설치했다는 기록만 남아 있다”며 “언제, 무슨 이유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어 서울 올림픽을 기념해 1988년에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슬픈 비밀’을 간직한 호랑이가 최근 색동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우울함을 잠시 털었다. 설을 맞아 동물원이 호랑이상에 한복을 입혀 손님들을 맞고 있는 것. 어른 한복 50벌은 족히 만들 수 있는 원단을 써서 숙련된 디자이너가 1주일이나 작업해 겨우 완성했다. 의상디자이너 3명이 옷을 입히는 데 걸린 시간만 7시간.
서울동물원은 ‘세계에서 가장 큰 호랑이’와 ‘세계에서 가장 큰 호랑이 한복’ 분야에 대해 기네스 기록을 신청했다. 또 호랑이 ‘족보 찾기’에도 나섰다. 동물원 측은 “사진이나 기록 등 호랑이의 과거에 대한 자료를 가진 분이 있다면 동물원으로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02-500-7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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