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기장이 면허증인 ‘운항 자격증’을 잃어버려 일본에서 다른 기장이 올 때까지 승객들을 4시간여 동안 기다리게 한 소동이 벌어졌다. 1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일본항공(ANA)은 이날 낮 12시경 승객 300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에서 일본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이륙 직전 일본인 기장이 운항 자격증을 분실한 사실을 발견했다.
항공사 측은 비행기 기종에 따른 운항 자격증과 건강 확인증, 여권 등 기장의 필수 휴대품이 없을 경우 운항할 수 없다는 안전규정을 지키기 위해 승객 탑승 절차를 즉각 중단했다. 이어 기장의 운항 자격증을 찾지 못하자 일본 본사에 대체 기장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 뒤 승객들에게 이를 알리고 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기다리도록 했다.
이 여객기는 이륙이 지체되는 동안 계류장에서 눈을 맞아 날개와 동체에 쌓인 눈과 얼음을 녹이는 제빙 작업까지 해야 했다. 일본에서 대체 기장이 급히 도착하자 이 여객기는 이날 오후 4시 반경 김포공항을 떠날 수 있었다. ANA 김포공항 지사 관계자는 “기장이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50분간 휴식을 취하는 사이 운항 자격증을 잃어버린 것 같다”며 “운항 안전규정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모든 사실을 승객들에게 알리고 불편사항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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