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학교 공부스타’에서는 동아일보 교육포털 이지스터디(www.ezstudy.co.kr)가 진행한 ‘제1회 나만의 성적 향상기 공모전’ 중등부 대상 수상자인 오유나 양의 사례를 소개한다.》
“초등학교 때는 반에서 5등 아래로 떨어져 본 적이 없어요. 공부 잘하는 애들을 꼽으면 절대 빠지지 않았죠. ‘중학교에 올라가도 별다를 것 있겠어?’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어요. 잘못된 생각이었죠. 분명 초등학교 때와 공부한 시간은 같은데 중학교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어요.”
곧 고1이 되는 오유나 양(15·대전 어은중 3)은 중학교에 진학한 후 달라진 생활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때는 오후 2시 반에 끝나던 수업이 중학교에서는 오후 3시 40분까지 계속됐다. 학원 수업을 마치면 매일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숙제와 예습·복습을 하고 침대에 누우면 자정. 초등학교 때는 매일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들던 오 양의 수면시간은 두 시간가량 줄었다. 잠이 줄어든 탓에 학교 수업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횟수가 늘어났다. 피곤이 쌓이다 보니 꾸준히 해오던 예습·복습도 미루게 됐다.
오 양은 “가뜩이나 내용도 어려워지고 양도 많아져서 공부하기 힘들었는데 예습과 복습까지 미루다보니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결국 공부에 흥미를 잃고 목적 없이 시험기간에만 반짝 공부하는 습관이 들었다”고 했다. 성적은 반에서 10등 안팎에 머물렀다. 실망스러운 성적이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깟 성적이 뭐가 중요해, 이 정도면 충분하지’라고 생각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한마디는 오 양이 공부습관을 바꾸는 첫 번째 전환점이 됐다. 담임선생님은 습관처럼 “학원수업 한 시간 더 듣는 것보다 교과서를 한 번 더 읽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 양은 ‘말도 안 돼. 교과서만 본다고 어떻게 성적이 오르겠어?’라고 반문했다. 선생님의 말이 ‘틀렸다’고 입증하리라는 오기마저 생겼다. 그때부터 오 양은 ‘성적을 떨어뜨리기 위해’ 갖고 있던 문제집과 자습서의 수를 줄이고 교과서만으로 공부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한 번 봤을 때는 지루하고 딱딱했던 교과서 내용이 두세 번 반복해 읽자 재미있게 느껴진 것이다.
“반복해 읽는 것만으로 교과서 내용이 나만의 지식이 되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특히 물리는 매력적이었어요. 속도와 가속도, 이동거리 간의 관계를 공식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그려가며 공부할 수 있게 됐어요.”
공부의 재미를 느낀 오 양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수업시간에 친구와 딴짓을 하거나 졸지 않고 선생님의 말에 귀 기울였다. 예습·복습에 매일 1∼2시간을 투자했다. 성적도 반에서 5∼7등으로 올랐다. 45∼50등 안팎이던 전교 등수도 40등 이내로 다소 상승했다. 하지만 조금 오른 성적은 다시 정체됐다. 뭐가 문제였을까? 공부에 대한 ‘편식’이 이유였다.
오 양은 “국어, 국사, 과학 등 좋아하는 과목에만 집중했다”면서 “특히 수학은 학교 시험 난도가 높아 하루 한 시간도 공부하지 않거나 아예 외면했다”고 했다. 음악 체육 같은 과목도 성적향상의 발목을 잡았다. 체조나 체력운동 등 실기 위주의 수행평가를 관리하는 방법을 몰랐다.
3학년이 되자 오 양에게 두 번째 전환점이 찾아왔다. 학급이 바뀌면서 전교 3등 이내를 유지하는 아이와 ‘절친(가장 친한 친구)’이 된 것이다.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둘은 자연스레 친해졌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까? 나와 다른 점이 뭘까?’를 유심히 관찰했어요. 친구와 저의 가장 큰 차이는 뚜렷한 목표가 있고 없는 것이었어요. 친구는 ‘민사고(민족사관고등학교)’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벌써 꿈을 구체화시킨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강한 자극이 됐죠. ‘나도 저만큼만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부러워만 하다가 어느새 ‘성적으로 친구를 이겨봐야지’라는 도전의식이 생겼어요.”
오 양은 ‘서울대 진학’이란 목표를 세우고 도전을 시작했다. 수업시간엔 선생님과 눈을 맞추려 노력하고 수업 중 “아∼ 그렇구나”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자신만 큰 소리로 대답을 하는 것도 모를 정도로 수업에 빠져들었다.
구체적인 공부계획을 세웠다. 학교수업, 학원수업을 제외하고 남는 시간을 파악한 후 그 시간 동안 할 수 있을 만큼의 공부계획을 세웠다. 예를 들어 월요일의 경우 학교수업을 마치고 학원에 가기 전까지의 두 시간 동안 ‘수학 문제집 ○쪽까지 풀기’ ‘오늘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 부분 3회 읽기’를 실천했다.
오 양은 “취약점인 수학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학교 공부스타’에 소개된 방법을 벤치마킹했다”면서 “남들의 성공사례를 참고해 ‘나만의 수학오답노트’를 만든 것이 성적 향상의 비결”이라고 했다.
평소 같은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 틀려 골머리를 앓았던 오 양. 정확하게 문제를 이해하고 넘어가기 위해 ‘개념정리 노트’와 ‘틀린 문제 노트’로 오답노트를 구분했다. 먼저 틀린 문제 노트에는 ‘완전제곱식을 이용한 이차방정식의 풀이와 문제 푸는 순서’처럼 문제 유형과 구체적인 문제 풀이법을 정리했다. 개념정리 노트엔 이렇게 틀린 문제가 속한 교과서의 단원과 개념을 별도로 정리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중학교 2학년 때 283명 중 169등까지 내려갔던 수학성적은 3학년 2학기 때 53등으로 치솟았다. 3학년 내내 전교 5등 안팎을 유지했다.
오 양의 성적이 크게 오르자 친구들은 ‘정말 네 성적 맞느냐’고 놀라기도 하는 한편 ‘대단하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오 양에게 공부비법을 알려달라는 친구도 생겼다. 그때마다 오 양은 ‘수업 잘 듣고 교과서를 열심히 보라’고 조언했다.
“친구들은 너무 일반적인 방법이라며 다른 비법을 얘기해 달라고 해요. 하지만 교과서를 많이 보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어요. 그렇게 공부를 시작하다 보면 자신만의 목표와 방법이 생겨요. 제 최종 목표는 외교관이 되어 대한민국 대표로 유엔에 가는 거예요. 3월에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지금처럼 열심히 공부해 꼭 목표를 이룰 거예요.”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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