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대공원, 설연휴 아기기린 탄생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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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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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공모… 5월 1일 공개

15일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 기린의 모습. 다른 기린에 비해 태어날 당시 덩치가 약간 작았으나 건강에 이상은 없다고 동물원 측은 설명했다. 사진 제공 서울동물원
15일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 기린의 모습. 다른 기린에 비해 태어날 당시 덩치가 약간 작았으나 건강에 이상은 없다고 동물원 측은 설명했다. 사진 제공 서울동물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휴일을 반납한 서울동물원 제1아프리카관 기린 사육사들이 마른 침을 삼키고 있었다. 어미 기린 ‘헤라’가 진통을 시작한 지 6시간을 넘어선 오후 3시 반경. 새로 태어날 아기 기린의 오른쪽 앞발이 어미의 몸 밖으로 불쑥 나왔다. 이후로도 출산 과정은 2시간 넘게 계속됐다. 오후 4시 45분에 겨우 머리가 드러났다. 새끼 기린이 어미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시간은 앞발이 보인 지 2시간 15분 후인 오후 5시 45분. 하지만 담당 박석현 사육사의 얼굴은 밝아지지 않았다. 키 1.5m, 몸무게 40kg. 갓 태어난 새끼 기린의 평균 몸무게(60kg)보다 덩치가 많이 작은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덩치는 작았지만 새끼 기린은 태어난 지 20분 만에 네 발로 건강하게 일어섰다. 오후 8시 이후에는 어미의 젖을 물기 시작하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박 사육사의 표정은 그제야 밝아졌다. 폐쇄회로(CC)TV로 출산 과정을 지켜보던 직원들 사이에서도 환호가 터졌다.

기린 중에서도 순하기로 소문났던 ‘헤라’는 새끼를 낳은 직후 공격적으로 돌변했다. 박 사육사가 새끼의 태막을 벗겨주기 위해 가까이 가자 긴 목을 휘두르며 위협한 것. ‘네킹(necking)’이라고 불리는 이 행동은 기린이 서로 싸우는 방식이다. 박 사육사는 “기린이 새끼를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이라며 “잘못 부딪치면 크게 다칠 수 있어 어미의 성질이 가라앉을 때까지 가까이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동물원은 홈페이지(grandpark.seoul.go.kr)에서 새끼 기린의 이름을 공모하는 한편 개원 26주년을 맞는 5월 1일 이 기린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 동영상 = 서울대공원 어미기린 '헤라'의 출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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