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내실 다져 폐교위기 넘긴 시골분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9일 03시 00분


경북 영천중앙초교 화남분교
교육프로그램 강화해 학생수 늘려

풍선을 들고 교정에 모인 영천중앙초교 화남분교 학생들. 갈수록 학생 수가 늘어 즐거운 분위기다. 사진 제공 화남분교
풍선을 들고 교정에 모인 영천중앙초교 화남분교 학생들. 갈수록 학생 수가 늘어 즐거운 분위기다. 사진 제공 화남분교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 분교장으로 ‘격하’되고 수년 안에 폐교되기 십상이다. 경북 영천시 화남면 사천리에 있는 영천중앙초교 화남분교는 이런 현실을 극복했다.

이 분교는 올해 신입생 7명이 입학해 전체 6학급으로 편성됐다. 2006년 3월만 해도 전교생이 3학급 10명뿐이어서 폐교 대상 1순위였다. 그러나 2008년에는 5학급 42명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45명으로 불었다. 올해는 전교생이 47명으로 분교로서는 꽤 큰 학교가 됐다. 화남분교는 2007년 2월까지 영천 영북초교에 속했으나 영북초교가 폐교되면서 중앙초교의 분교로 바뀌었다.

화남분교의 변화는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1951년 6·25전쟁 중에 개교한 학교를 사라지게 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교직원과 동창회,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정성을 쏟은 결과다. 총동창회는 2007년부터 모금운동을 벌여 모은 기금으로 통학버스를 구입하고 급식비를 지원했으며,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위장전출을 해서라도 시내 학교로 자녀를 보내던 학부모들의 마음이 돌아온 것도 이 같은 노력 때문이었다.

화남분교는 이제 영어와 컴퓨터, 피아노, 국악 같은 방과후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았고 전교생이 독서논술, 서예, 미술, 풍선아트, 민속놀이 등에 자신을 가질 정도다. 농사 체험이나 한방약초 체험 같은 특별활동도 이 학교의 장점이다. 18일 졸업식을 연 김명환 교장은 “규모는 작지만 교육은 알찬 학교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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