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양시, 이주여성 외국어 강사로 활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9일 03시 00분


9명 새학기부터 10개 초등교 방과후 수업 맡아
시청측 “일자리 지원-외국어 교육강화 윈윈”

17일 오후 전남 광양시청에서 이주여성 원어민 강사 선발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선발심사위원회는 신청자 15명 가운데 마테레사 씨(29) 등 이주여성 9명을 소규모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 원어민 강사로 선발했다. 사진 제공 광양시
17일 오후 전남 광양시청에서 이주여성 원어민 강사 선발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선발심사위원회는 신청자 15명 가운데 마테레사 씨(29) 등 이주여성 9명을 소규모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 원어민 강사로 선발했다. 사진 제공 광양시
“4년 만에 교단에서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돼 아주 좋아요.”

18일 전남 광양시 광양읍에 사는 필리핀 출신 주부 마테레사 씨(29)는 기쁨에 들떠 있었다. 다음 달 2일부터 옥룡북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됐기 때문이다. 옥룡북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5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다. 마테레사 씨는 2004년부터 2년 동안 필리핀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영어와 수학을 가르쳤다. 한국에 시집와 3년 동안 가정살림을 하던 마테레사 씨는 최근 광양시 홈페이지에서 ‘이주여성을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로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17일 광양시청에서 열린 선발심사위원회에서 다른 이주여성 14명과 함께 외국어 구사능력, 자질 등을 평가받았다. 그는 옥룡북초등학교 교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험을 통과해 이 학교의 방과 후 영어 강사로 선발됐다.

광양시는 마테레사 씨를 포함해 이주여성 9명을 10개 초등학교 방과 후 원어민 강사로 뽑았다. 이 주부들은 필리핀, 중국,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재원들이다.

이들은 영어(6명), 중국어(2명), 일본어(1명)를 가르치게 된다. 이들이 가르치는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0∼80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들이다. 이들은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서 1주일에 12시간 정도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한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0세로 수업시간당 3만 원의 수당을 받는다. 자택에서 학교가 멀리 떨어진 경우 교통비도 지원받는다. 광양시는 올해 1억5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주여성을 방과 후 수업 원어민 강사로 채용하는 것은 이들에게 안정적 직업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원어민 외국어 교육을 받을 기회를 주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박문수 광양시 교육지원담당은 “능력 있는 이주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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