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오늘 청원군의회 선택, 贊이냐 反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9일 03시 00분


‘청주 - 청원 통합’ 청주시의회는 찬성 의결했는데…

“통합땐 10년간 2523억원”
이달곤 장관 집중지원 약속

청원군의원들 “지원 미흡”
“주민투표로 결정 바람직”

‘통합 도전 삼수(三修)째, 이번엔 성공할까.’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청주시의회가 17일 통합 찬성을 의결하면서 19일 청원군의회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일주일간 세 번이나 청주를 찾아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 청원군의회 의원들에게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열쇠를 쥔 청원군의회는 여전히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 통합 인센티브 10년간 2523억 원

이 장관은 설을 앞둔 12일 청주를 찾았다. 6일과 9일에 이은 세 번째 방문이다. 이 같은 이례적인 방문은 행안부가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 청원군의회에 청주-청원 자율통합에 대한 의견을 22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한 상황에서 통합의 필요성과 정부의 지원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기 위한 것. 이 장관은 이날 “주민 생활에 불편을 주고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행정 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행정부의 책무”라며 “청원군의회가 반대해도 주민과 정부의 의견을 모아 국회에 보고한 뒤 국회의 의견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6일 충북도청에서 이 장관 등 9개 부처 장관과 정우택 충북지사 명의로 ‘청주-청원 통합과 상생발전을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통합이 될 경우 △4개 행정구청 청원지역에 설치 △10년간 추가로 지원되는 지방교부세 2523억 원과 절감되는 예산 1957억 원 청원지역에 집중 투자 등을 약속했다.

○ 행안부 특별법 강행할까?

정부가 총력 지원과 통합이행방안 보증까지 약속했지만 당사자인 청원군의회는 여전히 시큰둥하다. 9일 열린 이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청원군의원들은 “통합 문제를 의회가 결정하는 데에 큰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6일 발표한 지원방안 상당수가 이미 군(郡)에서 착수해 완성 단계에 있거나 계획한 내용들로 새로운 것이 없고, 4개 구청 이전 등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도 많다”고 지적했다. 청원군의회는 19일 오전 제176회 임시회를 열어 기립투표 방식으로 찬반을 결정할 계획인데 현재로서는 반대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행안부가 ‘청주-청원 통합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할지도 주목된다.

○ 지역정가·시민단체 등 통합 호소 봇물

한나라당 충북도당(위원장 송태영)은 17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다른 갈등과 후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청원군과 청원군의회의 어려움과 사정을 알지만, 더 큰 청주-청원을 위해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인 이시종 의원과 청주가 지역구인 홍재형 오제세 노영민 의원도 같은 날 “통합된 청주-청원의 에너지는 경각에 달린 충북의 경제를 살리고 충북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양 지역뿐 아니라 충북 발전을 위해 이번 기회에 통합이 성사되도록 대승적 결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청주민예총과 청원민예총도 행정구역 자율통합을 촉구하며 두 단체의 통합을 선언했으며, 충북도내 14개 단체로 구성된 충북미래연합도 “청원군의회는 적극적인 자세로 통합 찬성을 의결하라”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와 충북무역상사협의회도 “중소기업의 투자 유치, 생산인력 확보, 인허가, 해외마케팅전략 수립, 해외시장 정보 공유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통합을 촉구했다.

도넛 형태의 동일 생활권인 청주-청원은 청주읍으로 있다가 1946년에 청주부와 청원군으로 갈라졌다. 1994년과 2005년 통합 투표를 했지만 두 번 모두 청원군민의 반대로 무산됐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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