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등 기반시설 늦어져 5월 입주자 큰불편 예상
초등교 빨라야 9월 개교… 투자유치사업도 제자리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인 서구 청라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5월 입주가 시작되는 청라지구에는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기반시설 공사가 늦어져 생활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인 서구 청라지구에 5월부터 입주할 예정인 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김모 씨(40·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는 15일 아파트 주변을 미리 둘러보고 크게 실망했다. 자녀가 다닐 학교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입주한 뒤 겪게 될 불편이 한눈에 보였기 때문. 김 씨는 “교육청에 물어보니 초등학교는 9월에나 개교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큰 걱정”이라며 “도시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만 들어설 경우 도심 속 외톨이가 될 것이 뻔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송도국제도시와 함께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청라지구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개발사업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당초 청라지구를 ‘국제금융허브’와 ‘관광레저도시’로 개발한다고 홍보했지만 기반시설 조성공사와 주요 투자유치사업들은 대부분 무산되거나 지연된 채 아파트만 짓고 있기 때문.
16일 시에 따르면 청라지구에는 5월 174가구를 시작으로 6월 1576가구, 10월 476가구, 12월 336가구 등 올해 모두 256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약 7500여 명의 주민이 청라지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미는 것.
하지만 입주를 두 달여 앞둔 현재 학교나 도로,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 공사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인천시교육청은 5월 아파트 입주에 맞춰 우선 초등학교 1곳을 개교하기로 했으나 공사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9월에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를 짓는 2개 건설회사가 기부채납 방식으로 학교를 짓기로 했지만 공기(工期)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청라지구 주변 도로공사도 현재진행형이다. 청라지구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서곶로와 원창교 등 상당수 도로와 교량은 내년 12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청라지구의 대표적 녹지공간인 중앙 호수공원과 인공수로 ‘커낼 웨이(Canal way)’도 입주하기 전까지 완벽한 모습을 드러내긴 어려운 실정이다. 공원과 녹지조성공사가 12월까지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 청라지구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처리할 자동집하시설도 12월이 돼야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어 시는 당분간 서구와 협력해 쓰레기수거차량을 운행할 방침이다.
도시기반시설도 문제지만 당초 계획한 투자유치사업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면적이 17.8km²에 이르는 청라지구에는 국제업무타운과 학술·연구단지, 골프장, 로봇랜드, 자동차부품단지 등 모두 8개의 굵직한 투자유치사업을 계획했지만 현재 공사가 시작된 사업은 골프장뿐이다. 외국 대학교 유치사업도 수년째 겉돌고 있다. 2007년부터 대학 유치에 나서 ‘외국 교육기관 프로젝트 계획서’를 접수하고 있으나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상하수도나 도시가스, 지역난방시스템 등은 설치가 끝났지만 학교나 도로공사가 늦어지고 있어 초기 입주자들은 어쩔 수 없이 불편을 겪게 될 것 같다”며 “LH와 건설회사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입주지원 점검반을 운영해 불편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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