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노트북 절도범, 전당포서 사복 경찰에 딱 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0일 03시 00분


설 연휴가 끝난 이달 16일 오전 11시 반 울산 중구 학산동 모 전당포 앞.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30대 남성이 전당포로 들어가 주인에게 노트북을 내밀었다. 노트북을 맡기고 돈을 빌리기 위한 것. 마침 이 전당포에는 울산동부경찰서 형사과 소속 박모 경장 등이 사복 차림으로 장물이 있는지를 탐문수사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 남성의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을 수상하게 여겼다. 곧바로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며 “본인 노트북이냐”고 물었다. 당황한 이 남자는 우물쭈물하다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길에서 주웠다”고 대답했다.

경찰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이 남자를 경찰서로 데려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자의 신원은 김모 씨(33·무직·울산 중구)로 이날 오전 2시 15분경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술집 앞에서 만취해 쓰러져 자는 윤모 씨(36)의 가방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방에는 노트북 외에도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등 170만 원 상당의 전자기기가 들어 있었다. 가방 주인 윤 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가방이 없어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노트북 등이 든 가방을 훔친 혐의(절도)로 김 씨를 입건하고 여죄를 수사 중이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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