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풍’이 10대 청소년 사이에서도 번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 메신저, 동영상 검색을 하는 것은 기본. 다이어트를 위해 소비 칼로리를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부터 잠잘 때 뒤척이는 정도를 감지해 숙면을 도와주는 프로그램까지 일상생활에 유용한 기능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MP3플레이어와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를 이용해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은 벌써 예전 모습이 됐다. 요즘은 등굣길이나 학원버스 등에서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공부에 매진하는 ‘신(新)풍경’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12월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김모 군(15·서울 양천구)은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내려받고 다시 휴대용 기기에 옮기는 번거로움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학습 관련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특히 영어공부를 할 때는 프로그램 하나로 읽기와 쓰기, 말하기를 동시에 할 수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스마트(smart)’하게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 프로그램과 자세한 활용법에 대해 살펴본다. ○ 도서관에서도 ‘세계경제포럼’을 한 눈에 홍모 양(17·서울 강남구)의 꿈은 외교관이다. 홍 양은 ‘링궈 토크(lingua talk)’라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좀 더 효과적으로 영어공부를 한다. 링궈 토크는 프로그램 내 저장된 연설문에 나오는 영어문장을 들을 수 있는 영어재생 프로그램. 홍 양은 우선 ‘hide caption’ 버튼을 눌러 텍스트를 보지 않고 한 번 듣는다. 이후 ‘show caption’ 버튼을 눌러 텍스트를 보며 자신이 들은 내용이 맞는지 확인한다.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해 표현하는 능력만 콕콕 집어 기를 수 있다는 것이 홍 양의 설명이다.
꼭 영어 학습을 위해 개발된 프로그램만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홍 양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스마트폰을 꺼내 ‘팟캐스트’에 접속한다. 세계경제포럼(WEF) 현장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다. 동영상을 보며 최근 열린 WEF에서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토론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살펴본다. 홍 양은 “학습 의욕이 떨어질 때마다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이용해 동영상을 검색해 본다”며 “동영상을 보며 ‘언젠가 나도 한국 대표로 포럼에 참가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 의지를 다진다”고 말했다.
○ “아이폰이 영어동화 읽어줘요” 영어듣기평가시험 때마다 5, 6개는 기본으로 틀리는 권모 양(16·경기 성남시). 듣기뿐 아니라 주위 외국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친구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자신의 영어발음도 ‘콤플렉스’다. 권 양은 지난달 고등학교 입학 선물로 받은 아이폰을 이용해 ‘영어 콤플렉스 탈출 전략’을 세웠다.
우선 권 양은 친구의 ‘강추’(강력히 추천한다는 뜻의 신조어)로 ‘Sophie the Val’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았다. 이는 ‘Sophie the Dog’라는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 ‘Sophie was very kind to people who had food(소피는 음식을 가진 사람들을 매우 반갑게 맞이한다)’처럼 내용이 어렵지 않다. 권 양은 “각 문장을 설명해주는 귀여운 캐릭터 그림이 있어 나처럼 ‘영어울렁증’이 있는 사람도 영어와 쉽게 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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