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연구원 “송명근 교수 심장 카바수술 잠정중지 권고” 의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보건연 “기존 시술보다 안전성 낮아”
송교수 “데이터비교 非객관적” 반박

안전성 논란을 빚어온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사진)의 카바(CARVAR·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수술에 대해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잠정 중단’을 권고키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보건연 카바수술 실무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후 이 수술의 안전성을 검증해 왔으며, 17일 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했다. 허대석 보건연 원장은 22일 “이번에 위원회에서 의결된 내용은 복지부에 다 넘겼다”면서 “카바수술의 행정적인 처리는 복지부에서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연 카바수술 실무위원회는 송 교수가 2007년 3∼10월 서울아산병원에 있을 때 시술한 카바수술 26건, 2009년 6월 15일∼11월 30일 건국대병원에서의 카바수술 101건을 조사한 결과 부작용이 각각 10건과 16건, 사망자가 3건과 2건으로 나와 시술을 잠정적으로 중지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각각 5% 내외, 1% 미만인 기존 시술의 부작용 및 사망률보다 높다는 것이다.

보건연 카바수술 실무위원회는 흉부외과 심장내과 등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돼 있고 17일 회의에 참석한 10명 중 ‘시술 잠정 중지’에 대해 9명이 찬성했으며 반대는 1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을 집도해 이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송 교수는 1997년도부터 카바수술을 해왔다. 카바수술은 송 교수가 개발한 카바 링을 이용한 심장판막질환 수술법. 환자의 심장판막도 일부 살리고 평생 항응고제를 먹지 않아도 되지만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논란의 와중에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들이 논문을 통해 안전성 문제를 본격 제기했으나 병원 측은 대외 신뢰도를 실추했다는 이유로 심장내과 교수 2명을 해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 교수는 보건연 위원회의 데이터 비교가 객관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 소명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카바수술은 판막질환뿐만 아니라 대동맥이 늘어나거나 찢어진 대동맥근부 질환 등에 사용되는데 질환별로 각각 따로 사망률과 부작용을 비교해야 된다는 것. 송 교수는 “지금까지 건국대병원에서 402건, 서울아산병원에서 311건 등 총 713건의 수술을 했다”면서 “이 중 판막질환 환자는 각각 200건, 252건으로 사망자는 그중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생한 3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은 보건연에 제출한 26건을 어떤 기준에서 뽑은 것인지, 또 보건연은 건국대병원에서 제출한 402건 중 왜 101건만 조사한 것인지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연 회의 자료를 살펴본 한 심장전문의는 “이번 자료는 개개의 수치를 떠나 제3자인 국가연구기관에서 처음으로 발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돼야 하는 중요 수술인 만큼 전수조사 결과는 아니더라도 일부 자료에서라도 안전성 우려가 있다면 그 같은 우려를 해소한 뒤 수술을 재개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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