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한전, 울산 동대산 송전탑 설치 난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주민 8000명 “자연경관 훼손” 지하매설 촉구 서명

울산 동대산 일원에 고압 송전탑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한전과 주민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한전 남부건설처는 울산 북구 창평동과 호계동 매곡동을 통과하는 동대산 중턱에 154kW 송전 철탑을 건설키로 하고 26일 오후 2시 농소1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한전은 올해부터 2013년까지 매곡변전소에서 동대산을 경유해 창평동까지 3.687km 구간에 높이 40∼55m의 송전탑 15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매곡공단 등 신설 공단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것.

그러나 송전탑이 통과될 구간은 동대산 4분 능선으로 본격적인 송전탑 설치 과정에서 자연환경 훼손이 우려된다. 송전탑 설치 예정구간 주민 8000여 명은 최근 새로 만드는 송전탑은 지하로 매설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울산시와 한전 등에 제출했다. 이에 한전은 “지하 매설 공사비는 지상보다 5배나 많은 400억 원이 소요된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송전선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이상기 공동위원장은 “도시 미관과 유해 전자파 예방을 위해 전국적으로 전선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자연경관이 빼어난 동대산 중턱에 거대한 송전탑을 설치하려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26일의 주민설명회도 공사 강행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혀 마찰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한전 남부건설처 관계자는 “주민설명회에서 제시되는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민 피해는 물론이고 동대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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