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야생버섯을 집대성한 도감이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야생버섯을 조사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제주지역 야생버섯’을 펴냈다고 24일 밝혔다. 제주의 야생버섯을 종합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도감은 463쪽 분량으로 414종에 이르는 버섯의 생태 사진과 함께 자생지, 외형 특징, 식용 여부 등을 담았다. 이번 조사에서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신종 후보 버섯 1종을 곶자왈(용암 바위가 쪼개지거나 갈라진 지역에 형성된 자연림)에서 발견했다. 신종 후보 버섯은 주황말미잘버섯으로 종명(種名)을 부여했다.
신종버섯 외에 국내 미기록 버섯인 녹두콩나물, 탐라광대, 관음흰우단, 노랑가루송이, 청환각, 구상장미버섯 등 13종을 확인하고 한국명을 부여했다. 구상장미버섯은 무게가 2∼3kg이나 될 만큼 크고 향과 맛이 독특해 식용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다. 한국에서 자생하지만 제주지역에 없는 것으로 보고된 미기록 121종을 추가로 확인해 제주 자생종에 포함시켰다.
제주지역은 해발 200m에서 600m까지 중(中)산간지대에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오름(작은 화산체)과 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으로 형성된 곶자왈 등을 비롯해 다습한 기후, 상록활엽수림, 목장지대 등이 분포해 버섯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었다.
버섯은 생태계 유기물질을 분해할 뿐만 아니라 분해물질을 자연에 되돌려주는 환원 역할을 한다. 항암과 성인병 예방 효과 등으로 자원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야생버섯이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력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소수에 그치고 있다. 도감 발간에는 버섯연구가 고평열, 신용만 씨가 현장 조사 및 연구를 맡고 농촌진흥청 버섯분류 전문가 석순자 씨 등이 참여했다. 고 씨는 “버섯이 나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사례가 많아 조사할수록 자생종을 더 많이 확인할 개연성이 높다”며 “질병을 치유하고 건강을 지켜주는 신물질을 버섯 균사에서 찾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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