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나 국민의 마음을 얻고 이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기업도, 정부도 존립기반을 갖지 못합니다. 흥하는 기업일수록 소비자나 내부 직원과 ‘관계 맺기’에 성공하죠.”
보통 ‘PR(Public Relations)’라고 하면 ‘홍보’로 생각하지만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김찬석 교수(47·사진)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바로 ‘관계 맺기’라는 것. 어떻게 하면 조직이나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을 것인가 생각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국내 최고의 홍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전공(중앙대 정치외교학과)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홍보맨’으로서의 출발은 첫 직장에서 시작됐다. 대학원 졸업 후 1990년 들어간 한국과학재단(현 한국연구재단)에서 홍보출판과로 배치됐던 것. 과학기술연구자들에게 재단의 각종 사업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들에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게 업무였다. 그 일이 바로 김 교수의 ‘홍보 유전자(DNA)’를 깨웠다. 이후 제일기획, 인천국제공항공사, 씨티은행 등을 거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제일기획 재직 당시 ‘삼성 신경영’을 좀 더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만들어 직원들과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호평을 받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개항 전 캐나다 몬트리올회의에 참석해 해외 500여 개 항공사 직원들에게 인천공항에 대한 정보를 알렸고, 공사에 사기업 마케팅을 도입하기도 했다. 2001년 씨티은행 홍보담당이사로 옮긴 뒤엔 가난 퇴치를 위한 마이크로크레디트(저소득자를 위한 소액대출)운동,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활동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2004년 중앙대에서 ‘기업 PR책임자의 권한에 대한 실증적 연구’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5년 경력의 잘 나가던 홍보맨인 그는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2004년 말 청주대 교수공채에 응시해 이듬해부터 강단에 섰다.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한 그의 수업은 늘 현장감이 넘친다. 취업면접 등에 도움이 되다 보니 ‘성공하는 프레젠테이션’ 같은 교양수업은 수강생들로 북적댄다. ‘사례로 본 PR경영’, 기업 PR(홍보)책임자의 권한, 광고홍보 실무 특강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해마다 많은 논문도 쏟아내고 있다. 그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도 교육부 정책 홍보기획서 및 블로그 홍보 부문 대상, KT 집전화 홍보방안 은상, 양양군청 송이 홍보방안 동상, 뉴칼레도니아 홍보방안 동상 등 다양한 공모전에서 상(賞)을 휩쓸고 있다.
PR로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김 교수는 “밝은 표정과 부드럽고 온화한 말씨, 그리고 남을 생각하는 마음씨. 이 세 가지가 PR의 뿌리이자 열매”라고 답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지난해 10월 21일부터 매주 수 목요일에 연재해오던 ‘우리 대학 스타’ 시리즈는 이번 호로 일단 끝을 맺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화제가 되는 교수나 학생들에 대한 기사는 수시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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