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칠순 노모 “20년째 본드에 취한 내 아들 잡아가주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38세 패륜아들 경찰 신고

구부정한 허리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23일 낮 12시경 서울 광진경찰서 형사당직실을 찾았다. “우리 아들 녀석 좀 잡아주시오.” 떨리는 목소리의 노인은 아들을 신고했다. 아들 배모 씨(38)가 본드를 흡입했다는 것이다. 배 씨는 18세 때부터 본드를 마셔 동종 전과 8범으로 7차례 감옥신세를 지기도 했다.

노모 장모 씨(70)는 변변한 직업도 없이 집에 박혀 본드나 마셔대는 아들을 걱정스러워했다. 장 씨는 아들이 자신에게 본드를 사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거절하는 어머니에게 배 씨는 불같이 화를 내고 때릴 듯이 주먹을 들이댔다고 전했다. 아들이 20년이 지나도록 정신을 차리지 않고 계속 본드를 마시자 보다 못한 장 씨는 아들을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장 씨는 경찰에 “19일 오전 아들이 본드를 부어 들이마시고 난 검은 비닐봉지를 갖다 버리라며 건넸다”고 말했다. 또 “21일 오후에도 철물점에서 본드 2통을 사와 이를 마셨다”고 덧붙였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택에서 가스와 본드 등 환각물질을 흡입한 혐의로 배 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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