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달라졌습니다… 대통령님 꼭 방문해주세요”

  • Array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 청와대에 반성의 편지 보내

김규한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보낸 편지 마지막 장의 일부. 쌍용차 노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편지를 22일 써서 23일 부쳤다. 사진 제공 쌍용자동차 노사
김규한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보낸 편지 마지막 장의 일부. 쌍용차 노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편지를 22일 써서 23일 부쳤다. 사진 제공 쌍용자동차 노사
“다시 한 번 저희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청원합니다. 대통령님이 꼭 쌍용자동차를 방문하셔서 6개월 만에 극심한 노사분규 사업장에서 상생(相生)의 모범사업장으로 탈바꿈하는 저희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이 22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쌍용차 전 임직원이 처절한 반성을 하고 있다”며 경기 평택공장을 방문해 달라고 편지를 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2006년 공장 점거 파업을 주도한 강성 지도부에서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던 핵심 노조 간부였다.

김 위원장은 직접 펜으로 쓴 4쪽짜리 편지에서 “외부 세력의 조직적인 개입에 의해 장기 불법파업을 벌여 대한민국 발전에 역행하고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지난해 벌인 불법 파업을 뉘우쳤다. 또 “불법파업으로 얼룩진 강성 노조 기업에서 노조위원장 직함을 걸고 노사 상생의 모범 기업으로 변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편지를 쓰게 된 것은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회사를 위해 채권단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김 위원장은 “신차 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우리 모두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은 너무나 소중한 기회지만 자금 지원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은 참담하다”고 썼다.

쌍용차는 지난해 산업은행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2500억 원 중 구조조정 자금 명목으로 1300억 원에 대해서만 지원을 받은 상태다. 회사 측은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차 개발에 따른 마무리 투자 작업 등에 집행해야 할 돈이 많다”며 “신차 ‘C200’(모델명)이 나오면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자금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